촉각·통각 신경회로 꼬인 탓
[ 박근태 기자 ]
통증은 외부에서 위험한 자극이 오면 우리 몸에 위급 상황을 알려주는 경보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아무런 자극이 없어도 통증을 느끼는 일이 있다. 바람이 불거나 옷깃만 살짝 스치는 접촉에도 아파하는 사람이 있다.이런 통증을 ‘신경병증성 통증’이라고 부른다. 한국과 일본 과학자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진이 신경병증성 통증의 원인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김선광 경희대 한의대 교수(사진)와 김상정 서울대 의대 교수, 일본 국립생리학연구소, 야마나시대 공동 연구진은 대뇌 피질 촉각 신경회로가 통증을 처리하는 통각처리 회로와 연결되면서 신경병증성 통증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14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살아 있는 동물의 대뇌 피질 1㎜ 깊이에 있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가 신호를 주고받는 부위인 시냅스를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시냅스의 회로 변화를 살펴봤다.
분석 결과 대뇌 피질의 시냅스 회로 변화가 만성적인 신경병증성 통증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말초신경이 손상되면 대뇌 피질의 신경교세포 중 하나인 별세포 기능이 활성화하면서 촉각처리 신경회로와 통증을 담당하는 통각처리 회로가 서로 연결된다.
이렇게 신경회로의 재배선이 일어나면서 작은 자극을 심한 자극으로 잘못 인식해 심한 통증처럼 느낀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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