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캐스팅, 아파트 모델까지 발탁
[ 김하나 기자 ]상상도 못했다.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를 만나서 한다는 얘기가 '대파'일 줄이야. 연기자로 MC로 모델로 방송국을 넘나들면서 활약을 하고 있는 오현경(46·사진)을 서울 신사동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와의 인터뷰 약속은 아침 9시였지만 10분 여를 일찍 도착했다. 미스코리아의 위엄일까? 셀프로 메이크업을 하고 집에서 나온 차림이라고 하기엔 미모가 빛을 발했다. 집과 가족, 사는 얘기를 풀어내다보니 어느새 아줌마의 수다가 됐다.
"텃밭 하나 마련해서 온갖 채소를 다 키웠어요. 다른 건 다 되는데 대파는 어렵더라구요. 쪽파까지는 나오는데 더 안 크는 거예요. 거의 사먹은 채소가 없을 정도로 다 심어봤죠. 배추는 당연히 심고 키워서 김치도 담궜습니다. 호호."
서울에서 주택이나 빌라에서 살았던 그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신도시로 내려간 건 일 때문이었다. 골프 의류 사업체가 분당에 있다보니 집을 분당으로 이사했다. 이후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정리하게 됐지만 주거지만은 옮길 수 없었다고….
"일 때문이건 아이 때문이건 어디든 터를 잡게 되면 정을 떼기가 힘든 것 같아요. 주변 환경이 좋고 사람들이 좋으면 더욱 그렇구요. 분당이 제게는 그런 곳인 셈이죠. 아이가 어릴 때 분당으로 왔는데 학교, 공원이 가깝다보니 만족했습니다."
밀리듯이 분당으로 이사왔지만 주거 만족도는 높다는 것. 다만 아파트에서 생활을 처음하다보니 답답한 점은 있었다. 텃밭을 마련한 것도 이러한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용인 에버랜드나 외곽의 공원들도 텃밭 만큼이나 가족들과 자주 가는 곳이다.
"용인이나 광주 등 주변으로 다니다보니 아파트 말고도 주택이나 타운하우스들이 많더라구요. 예전에는 규모가 큰 전원주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에는 작으면서도 실속 있는 집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30~40대의 젊은 분들도 서울로 출퇴근하면서 사시더라구요. 단지형으로 모여 있으면 좋은 사람들을 이웃으로 둘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얼마전 오현경은 딸과 함께 '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지춘희 디자이너의 미스지 컬렉션' 참석해서 눈길을 끌었다. 엄마 못지 않은 키와 미모를 선보인 딸은 이제 중학교 1학년이다.
"공부 보다는 운동을 좋아해요. 텃밭도 당연히 같이 다니면서 채소들을 키우고 요리해서 먹었죠. 초등학교 6년 동안 학교 행사는 거의 안 빠지고 참석했습니다. 워킹맘이지만 PD님과 제작진들의 배려 덕분에 최소한의 엄마 역할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는 유난히 '고맙다', '배운다'는 말을 자주 했다. 싱글맘이자 워킹맘이다보니 주변에 신세도 많이 지고 고마운 분들이 많다는 얘기다. 고마워 하다보니 배울 게 많아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근 아쉬운 일로는 사회를 봤던 JTBC <유자식 상팔자>의 종영을 꼽았다. 연기는 작가의 대본과 연출자의 연출에 좌우되지만 사회는 자신을 생각을 나타낼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출연자와의 이별도 아쉬워했다. 사회자인 손범수에게는 '배려'를 배웠고 김봉곤 훈장에게는 '진정한 교육'에 대해 깨닫게 됐다는 게 그의 얘기다.
"연예계 활동을 오랜만에 재기하고 최근 7년 동안은 일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힘들기도 하지만 꾸준하고 성실하게 활동을 했고 이제 인정을 받는구나 싶습니다."
오현경은 지난해 공중파의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달 방송을 앞두고 있는 SBS 새 주말드라마 <야수의 미녀>에 캐스팅됐다.
인기와 이미지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광고업계의 러브콜도 있다. 한국토지신탁이 경기 용인 동백지구에서 분양하는 타운하우스인 ‘동백코아루 스칸디나하우스’의 전속 모델로 발탁됐다. 전용면적 84㎡의 98가구로 이뤄진 중소형 타운하우스다. 일부 타입에는 높은 천장고를 도입해 거실 천장고가 일반 아파트보다 40cm 높은 2.7m로 설계된다.
가구마다 내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테라스와 다락방, 전용 주차장을 제공한다. 대부분 세대에는 계절용품 수납하기 좋은 개별 전용 창고도 포함된다. 오현경은 오는 16일 동백코아루 스칸디나하우스의 모델하우스에서 직 ?싸인회까지 나설 예정이다.
예전에 아파트 모델하면 대기업 브랜드의 수십억대 모델들이 대부분이었다. TV 광고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라는 동경하는 이미지를 차용한 셈이다. 지면광고 모델로 나선 오현경은 '나와 같은 이웃일 것 같다'는 친근함이 모델 발탁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는 화려한 집보다는 깔끔하면서도 모던한 북유럽 스타일을 좋아해요. 정말 신기한 건 저와 마음이 잘 맞는 이웃분들 집에 방문하면 그 집도 깔끔한 스타일들이 많으시더라구요. 사람이 닮으면 집 안 분위기도 닮는 것 같아요. 집은 그 사람을 말해준다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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