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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M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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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일상을 탈출하는 여행만큼 해방감과 만족감을 주는 것도 드물다. 하지만 월급쟁이들이 여행을 꿈꿀 때면 여지없이 오버랩되는 게 바로 직장이다. 상사나 동료들 눈치도 봐야 하고 남겨둔 일도 걱정이다. 그런데 직장에서 보내주는 여행이라면 얘기가 아주 달라진다. 그것도 일 잘했다고 보내주는 포상여행이라면 금상첨화다. 내 돈 들지도 않고 직장 눈치도 볼 필요 없이 그저 즐기면 된다.

인센티브 관광이 뜨는 이유다. 종업원 사기진작에 이만한 것도 드물다. 조직에 대한 충성심도 높아지고 때로는 두둑한 보너스보다 더 선호되기도 한다. 보내주는 회사 입장에서도 득이다. 당장은 큰 지출이지만 조금만 멀리 보면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는 투자다. 경제 분석·전망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인센티브 관광에 들어간 돈의 투자 수익률은 네 배 이상이라고 한다. 또 인센티브 관광이 조직에 가져다주는 유·무형의 긍정적 효과는 종업원들의 기본급을 8.5% 인상했을 때와 맞먹을 정도다. 인센티브 관광은 MICE의 일종이다.

MICE란 회의(meeting) 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ravel)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 산업의 머리글자를 따온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들이 컨벤션 사업을 계기로 경제 도약의 전기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서비스산업 분야로 급부상했다. MICE 관광객은 일반 관광객에 비해 씀씀이가 크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MICE 참가자들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일반 관광객의 3.1배, 체류 기간은 1.4배에 달한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엄청나다. 2014년 기준 한국 MICE산업의 생산 유발 효과는 22조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9조6000억원에 달했다. 15만5000명의 고용 유발도 있다. 각국이 앞다퉈 유치에 혈안인 이유다.

중국 아오란그룹이 임직원 6000명을 이끌고 인천으로 인센티브 관광을 다녀간 것을 계기로 MICE산업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아오란그룹은 월미도에서 4500명이 동시에 ‘치맥’ 파티를 벌여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MICE산업 적극 육성론이 여기저기서 경쟁적으로 튀어나온다. 하지만 무조건 키우자고만 할 게 아니라 잘 따져봐야 한다. 사실 한국에서 MICE산업을 유치할 만한 곳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 코엑스 킨텍스 벡스코 엑스코 제주 등 기존 시설을 최대한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부터 잘 짜야 하지 않나 싶다. 시류에 편승한 과잉 투자는 금물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보인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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