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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일할 사람 없는 '뿌리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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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독일처럼 파견근무 규제 완화해야 일자리 늘어나


☞ 지난 2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인 12.6%까지 치솟는 등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지만 일부 업종의 경우 일할 사람이 없어 애를 태운다. 주조 용접 열처리 금형 도금 등 이른바 ‘뿌리산업’에선 정반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산업은 산업의 기초 역할을 한다고 해서 뿌리산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뿌리산업의 인력 부족률(인력 수요 대비 부족 인원 비율)은 2012년 4.6%에서 지난해 11.5%로 뛰었다. 내년에는 14.1%로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이들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이어서 임금은 청년들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일(작업)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업종에선 새롭게 일할 근로자는 물론 숙련된 기술을 지닌 근로자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이들 중소기업이 파견근로제를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파견근로는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뒤 고용 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 계약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즉 파견회사 소속이면서 일은 다른 회사에서 하는 것이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파견근로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기업들이 파견근로자를 쓸 수 있는 업무와 기간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견근로는 컴퓨터, 경영재정, 특허, 방송 등 32개 업무, 파견근로자를 쓸 수 있는 기간도 최장 2년으로 제한된다.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는 엄격히 파견근로가 금지되고 있다.

뿌리산업의 중소기업들은 파견근로를 제한한 현행 파견법이 파견근로 형태로라도 일하고 싶은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없애고, 경영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과거 고성장 시대에 제정된 파견법은 노동시장 유연화에 걸림돌”이라며 “대기업 대비 인력 부족률이 40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중소 제조업체 현대호이스트의 송근상 사장은 “파견 제도를 포함해 어떤 제도건 빨리 시행해 인력난에 숨통을 틔워달라”고 호소했다.

이들 기업은 △파견근로 허용 업종을 확대하고 △파견제한기간(2년)을 연장하거나 아예 폐지하며 △55세 이상 고령자만이라도 파견업종을 확대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견근로 일자리 수요가 많은 고령자에겐 업종을 개방해 일할 기회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은 뿌리산업에 파견근무를 허용하면 최대 3만6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에서는 파견근로에 대한 규제가 우리보다 덜하다. 일본은 1985년 이후 일부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 근로자 파견을 허용하고 있다. 파견 기한은 최대 3년씩 반복 갱신할 수 있다. 2004년부터 법이 시행된 독일은 기한에 제한이 없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3개국 가운데 60% 정도는 파견근로에 대한 제한이 없다”며 “瞿뺐?독일처럼 파견 금지 업종을 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파견근로

중소 제조업체들이 인력난 해소를 위해 파견근로가 가능한 업종을 주조 용접 등 뿌리산업으로 확대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2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경제활성화 입법을 통한 중소기업 육성 대토론회’에서 중소기업 관련 단체들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개정안을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뿌리산업을 파견 업종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파견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 3월22일 한국경제신문

강현철 한국경제 신문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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