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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테러에 '내성' 생긴 글로벌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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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테러 충격 없었다"
벨기에·프랑스 등 테러 당일 올라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

외환시장만 일부 영향
영국 'EU탈퇴 결정' 우려
파운드화 가치 1.1% 급락



[ 뉴욕=이심기 기자 ] 연이은 테러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테러 면역력’이 생긴 걸까. 테러가 세계 각국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생한 ‘이슬람국가(IS)’의 폭탄 테러에도 유럽 각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벨기에 증시가 0.51% 오른 것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국 증시가 모두 0%대의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상승 마감했다. 미국 뉴욕증시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23%와 0.09% 하락했지만 나스닥지수는 0.27% 올랐다. 23일 아시아 증시는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0.28% 하락하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0.35% 상승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월가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연이은 테러로 시장에 ‘면역력’이 생긴 결과로 분석했다. 9·11 테러 당일 뉴욕증시는 5%, 이후 5거래일간 12% 폭락하면서 공포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2013년 보스턴 마라域潤?테러 땐 당일 S&P500지수가 2.3% 하락했을 뿐 10거래일 후에는 테러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파리 연쇄총격 테러 당일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짐 폴슨 웰스캐피털매니지먼트 수석시장전략가는 “테러 자체는 경기 하락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시장은 수차례 경험을 통해 테러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일시적이며, 미미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브뤼셀 테러의 영향은 증시보다 외환시장에서 크게 나타났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특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전날보다 1.1% 하락한 파운드당 1.42달러까지 밀렸다. 외신은 브뤼셀 테러로 영국인이 오는 6월 예정된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파운드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유로화 가치도 미 달러화 대비 0.2% 하락하며 유로당 1.12달러까지 밀렸다.

업종 중에서는 여행업계와 항공사가 타격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 주요 도시 공항에서 검색이 강화되고, 각국을 자유롭게 통과하는 철도여행객도 급감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날 에어프랑스 주가는 3.96%, 독일 루프트한자 주가는 1.29%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예상보다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추가 테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변수라고 분석했다. 돌발 테러가 연이어 발생하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나빠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치 리스크 증가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럽 각국이 난민 유입?반대하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난민 유입 제한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무역량 감소와 같은 역풍이 불지도 모른다는 분석이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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