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여야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각 당은 ‘공천 개혁’이라고 자랑하고 싶겠지만 계파와 진영을 둘러싼 한바탕 ‘칼바람’이었을 뿐이다. 새누리당은 당선 가능성 높은 지역에 자파 후보자를 심으려는 진흙탕싸움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속도나 과감성 면에서 새누리당보다 낫다는 소리를 들었으나 ‘친노 몸통’은 그대로 남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누리당의 이재오, 더민주의 이해찬 등 소위 ‘거물’들이 탈락한 것이 그나마 흥밋거리였다.
16일 현재 불출마, 컷오프, 경선패배 등으로 교체되는 새누리당 현역 의원은 모두 39명으로 교체율은 24.8%다. 더민주는 현역 110명 가운데 30명이 물갈이돼 27.2%다. 아직 경선이 남아 있긴 하지만 19대 선거 당시 현역 의원 교체율이 새누리 49%, 더민주 34%에 달했던 데 비하면 턱없이 낮다. ‘공천 개혁’이란 말을 붙이는 것 자체가 싱겁게 됐다. 공천 도깨비놀음에 정신이 팔린 사이 어느새 선거는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공식 공약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들리느니 경제민주화요 포퓰리즘이 대부분이다. 야당이 국민연금을 언제든 깨서 쓸 수 있다고 기염을 토하는가 하면 여당도 이에 맞서 일자리 400만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친다. 이런 정치판에 새로운 국회의원이 몇 명 더 들어온다고 달라질 게 없다.
국민이 기대하는 건 정치 개혁이다. 19대를 ‘불임국회’로 이끈 국회선진화법부터 당장 폐기해야 한다. 수백가지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약속도 긴요하다. 나라경제를 어떻게 끌고갈 것인지에 대한 큰 그림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저성장 시대를 뚫고 나갈 경제성장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국가비전과 그 실천 전략이 담긴 공약집이라도 있어야 국민이 투표장에 나가 누구라도 찍어줄 최소한의 이유라도 찾을 것 아닌가. 여야가 글자만 몇 개 고친 똑같은 복지공약을 찍어내고 있다. 모두가 돈을 빼먹을 궁리만 하지 곳간을 채울 생각조차 없다. 각 당은 정치 개혁과 함께 나라살림을 키울 수 있는 공약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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