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은 기자 ] “많은 나라가 ‘제2의 실리콘밸리’를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혁신을 ‘지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맥킨지글로벌인스티튜트(MGI)는 이달 초 내놓은 ‘디지털 세계화’ 보고서에서 이런 쓴소리를 했다.
정부가 지원해 혁신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전략적으로 성공 확률이 높은 곳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맥킨지는 공급사슬이 짧아지는 경향을 지적하며 신흥국이 저임금·저비용 제조업으로 성공할 확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멕시코(중남미 시장)나 동유럽(유럽 시장), 두바이(중동·아프리카 시장)처럼 지역적 이점을 살려 특정 시장의 ‘관문’ 노릇을 하는 물류 허브 혹은 교통 허브가 되는 전략이 신흥국에 더 현실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맥킨지는 또 세계 각국 및 다양한 경제주체와 연계성이 높은 나라일수록 경제가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각국 정부는 교역을 방해하는 행정적 걸림돌을 제거하고 인적 자본에 투자하며, 인터넷 접속 인프라를 개선해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다만 인터넷을 개방하되 사이버 보안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기업을 위한 조언도 했다. 맥킨지는 “종전에는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면 ‘현지화’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정보가 즉각 퍼져 나가는 디지털 세계화 시대에는 같은 상품을 전 세계에 파는 전략을 취하는 게 낫다”고 했다.
맥킨지는 “애플은 전 세계에 같은 아이폰(사진)과 아이패드를 팔았고 일관된 브랜드와 정체성을 유지했다”며 “페이스북, 우버, 에어비앤비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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