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통과
[ 류시훈 기자 ]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발의 2년6개월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보험사기를 일반 사기 행위와 구분해 처벌을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특별법까지 제정한 것은 지금처럼 일반 형법의 사기죄로 처벌해서는 급증하는 보험사기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경찰 등 수사기관과 금융감독원의 대대적인 단속에도 보험사기 범죄는 계속 늘고 있다. 2012년 4533억원이던 적발 규모는 2014년 5997억원(연루 인원 8만4385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 적발 금액만 3105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금감원의 적발 금액은 실제 보험사기 규모와 비교하면 ‘빙산의 일각’이라는 게 보험업계 분석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0년 민영보험(우체국·수협공제 포함)의 보험사기 규모는 3조4105억원으로 추정됐다. 보험사기로 인해 국민 1인당 7만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한 셈이다. 금감원은 2013년 기준 보험사기 규모를 4조7000억원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보험사기가 조직화, 흉포화, 지능화, 국제화하고 있다. 개인의 단독 범행이 아니라 일가족, 조직폭력배, 전문 브로커 등에 의한 조직적인 범행이 늘고 있다. 물질 만능주의와 경기 침체 여파로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잔혹한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10대 청소년과 60~70대 노년층까지 가담할 정도로 보험사기가 만연해 있다. 법무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 508명이던 10대 청소년의 보험사기 연루 인원이 2014년 1326명으로 크게 늘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국민건강보험과 민영보험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일 뿐 아니라 선량한 보험가입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이번 보험사기방지특별법 통과에 대해 “보험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범죄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환영했다. 보험사기 범죄에 대한 형량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된 데다 상습 범죄자를 가중 처벌할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유죄 판결이 나면 지급받은 보험금을 반환하도록 하고 보험사기로 의심되면 보험사가 수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보험사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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