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에 거취·처우 일임
"회사 정상화에 역량 집중"
[ 도병욱 기자 ]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현대상선 간부들이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사재 300억원을 출연한 데 이어 팀장 이상 간부들도 회사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이백훈 현대상선 대표(사진)는 26일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저를 비롯한 현대상선 임원, 팀장 등 간부급 사원들은 지금 이 순간부터 현재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향후 거취와 처우 일체를 이사회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임금 삭감, 반납부터 사임까지 다 위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저희 간부급 사원은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자구노력 이행을 통해 조속한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사즉생의 각오로 자구안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매출 5조7665억원, 영업손실 2535억원을 기록한 현대상선은 몇 년간의 누적된 적자로 자본이 50% 이상 잠식된 상태다. 이에 따라 용선료 삭감, 채무재조정, 자산매각 등의 자구안을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러분 각자가 하는 업무가 지금 현대상선에 가장 중요하 ?필요한 일이며 이 모든 게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자구안을 이행해도 경쟁력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무의미하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끝으로 “가까운 미래에 다 함께 환하게 웃을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그때까지 후회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자”는 말로 마무리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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