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국의 중요 자원이 사람임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26일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한국재정학회·서울대 경제연구소 분배정의연구센터가 '복지와 경제성장'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나라의 유일한 중요 자원은 바로 사람"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우리 경제나 정치 등이 잘 안 된다면 그 이유는 바로 사람이라는 유일한 자원을 잘 개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아이를 잘 낳게 하고, 소년을 가정과 학교에서 잘 가르치고, 청년을 적재적소에 고용하고, 노인을 즐겁게 해주면 경제는 자연히 잘 된다"며 "이 나라는 이 네 가지를 다 잘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성장률 높이기에만 급급해한 역대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역대정부는 성장률을 극대화하고 수출을 극대화하면 나머지 문제는 다 잘된다는 단순하고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며 "이 때문에 경제 부문에서 중소기업과 내수산업을 무시하고 경제 외적 부문에선 정치, 교육, 사회, 문화 등을 다 소홀히 했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지적을 제기했다.
조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지난 3년 동안 시행한 경제정책은 대부분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이룰 당시 성공했던(썼던) 정책 수단들"이라며 "지금은 국내외 정세가 그때와는 전혀 달라져서 그런 정책으론 성공을 바랄 수 없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재정과 복지 정책을 제대로 펼치기 위한 요소로 계획을 강조했다.
그는 "계획이란 개발연대 계획처럼 딱딱한 것은 아니고, 앞으로의 방향이나 정책의 역점을 개괄적으로 국민에게 제시하는 것"이라며 "다만 재정과 복지에는 엄격한 자체 통제로 융통성이 적은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복지정책의 시스템과 운영은 경제정책론 교과서에 따라 정밀한 계획을 세워 실시하면 된다"며 "지금처럼 적당히 대응하는 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재차 지적했다.
그는 전국의 학자와 실무자의 지혜를 모아 계획을 세우고 세밀한 접근을 통해 복지계획을 집행할 것을 현 정부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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