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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 붙이고 퍼터·손목·팔 '일자'로…그립은 살살 잡을수록 거리감 정확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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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이 프로와 함께하는 골프 갱생 프로젝트 (9) 돈 되는 퍼팅, 독 되는 퍼팅

손목 쓰면 세게 치거나 뒤땅…퍼터바닥 지면 쓸듯 낮게해야
그립은 아기 받는 느낌으로 손바닥 하늘로 향해 감싸줘야
그린 굴곡·높낮이 애매하면 걸어가며 배수로 읽는 연습을



[ 이관우 기자 ] 퍼팅은 18홀(파72) 기준으로 36번을 한다. 공을 모두 기준 타수에 맞춰 그린에 올려놨고(레귤러 온), 두 번의 퍼팅으로 모두 파를 잡았다고 가정했을 때다. 스코어의 절반이 퍼팅으로 채워져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많은 골퍼는 드라이버에 인생을 다 걸 듯한 기세로 연습에 몰두한다. 연습량이 클럽 중요도 순서와 반대다. ‘아마추어에게 퍼팅은 돈이 아니라 독(毒)’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최송이 프로는 “아무리 커야 1m 정도의 작은 스윙이 퍼팅인데 거기에 거의 모든 ‘골프병’이 녹아 있다”고 말했다. 훅, 슬라이스, 토핑, 뒤땅 가리지 않고 다 나타난다는 얘기다. 반대로 백스윙 톱, 임팩트, 폴로스루, 피니시도 다 포함된 게 퍼팅이다. 백스윙 톱 부분이 분명해야 하고 임팩트 전후의 직진 구간 비중이 높아야 하며 임팩트 이후 퍼터 페이스가 드라이버 스윙의 피니시처럼 자연스럽게 닫혀야 한다.

퍼팅의 필요충분조건은 방향과 거리다. 하지만 아마추어에겐 거리가 좀 더 중요하다. 일명 ‘오케이’를 받으려면 그렇다. 거리를 잘 맞추려면 그립부터 예민하게 잡아야 한다. 그립을 ‘잡는 둥 마는 둥’ 살살 잡는 게 기본이다.

“중요한 건 손가락으로 전해지는 타구감이에요. 거리감을 축적할 수 있는 정보가 다 담겨 있거든요.”

이 정보를 버리지 말고 수집해 두라는 얘기다. 잔뜩 힘을 줘서 그립을 세게 잡을수록 손가락을 통해 뇌에 전달되는 정보량은 줄어든다.

많은 아마추어는 그립을 살살 잡는 것도 어려워한다. 손가락에 힘을 빼면 퍼터 헤드와 팔이 흔들리는 등 불안정하다는 이유에서다. 양손으로 갓난아기를 받아드는 느낌으로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해 퍼터 그립을 감싸 쥐면 이런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다. 최 프로는 “팔꿈치가 모아지고 겨드랑이도 자연스럽게 몸통에 붙는다”며 “그립을 살살 잡고도 견고하게 퍼팅 스트로크를 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롱퍼팅에서나 쓸 손목을 아무 때나 쓰는 것도 아마추어의 특성 중 하나다. 우선 퍼터 바닥이 지면에 붙을락 말락 할 정도로 낮게 다녀야 손목사용을 줄일 수 있다. 백스윙 스트로크에서 곧바로 퍼터 헤드를 들어서 다운스윙을 하면 폴로스루에서 가파르게 헤드가 올라가고 손목도 꺾인다. 목표 지점보다 훨씬 멀리 공이 달아나는 이른바 ‘홈런’의 원인이다. 뒤땅, 토핑도 여기서 난다.

어이없는 실수의 또 다른 원인이 ‘이미지’다. “오르막에서 賈?세게 치고, 내리막에서는 너무 살살 치는 사례가 많은데 ‘세게’ ‘살살’이라는 언어적 이미지로 스트로크를 조절하려다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경사도에 따라 미터나 퍼센트 등 수치 단위로 퍼팅 강도를 조절해야 실수가 줄어들어요.”

스트로크만큼이나 퍼팅 정확도를 높이는 데 꼭 필요한 게 그린 경사에 대한 정보 수집이다. 큰 굴곡과 높낮이는 그린으로 걸어 올라가면서부터 살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최 프로의 조언이다.

“그린 높낮이를 파악하기 어려우면 빗물이 흘러갈 만한 길을 찾아보세요. 그린 설계자들은 물길이 한쪽으로만 쏠려 그린 잔디가 파이는 것을 막기 위해 2개 이상의 미세한 배수로를 파놓는데, 그걸 상상해보면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좀 더 잘 보입니다.”

빨리 효과를 볼 수 있는 ‘단기처방’은 없을까. 그가 딱 잘라 말했다.

“네버 업, 네버 인(never up-never in: 퍼팅 때 공이 컵을 지나가게 치지 않으면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홀컵을 지나가게 치라는 거죠. 상투적인 것 같지만 정말 중요합니다. 공이 홀컵을 지나가면 지나간 궤적을 참고해 다시 되돌아오는 퍼팅을 할 수 있지만 짧으면 홀컵까지의 지면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다시 쳐야 하니까 불리하잖아요.”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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