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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서 '특별지위' 확보한 영국 "6월 투표로 브렉시트 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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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탈퇴 협박'으로 자율권 늘려

EU가 제정한 법률도 거부 가능

여론조사 결과 "잔류해야" 우세



[ 박종서 기자 ]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위기가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 유럽연합(EU)이 영국을 잡아두기 위해 영국 정부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하면서다.

남은 관문은 오는 6월23일로 예정된 영국 국민투표다. 투표에서 EU 잔류를 원하는 의견이 다수로 나오면 브렉시트 논란은 사라진다. 여론조사에서는 잔류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다소 높다. 하지만 부동층이 많아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진짜 전투가 벌어졌다”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사진)가 탈퇴를 주장하는 유권자를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라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8, 19일 이틀간 영국 등 28개 EU 회원국 정상과 30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열고 영국이 EU에 남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개혁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합의에 따르면 영국은 이민자 복지 혜택을 축소할 수 있다. 4년 이상 거주한 이주민에게만 완전한 복지 혜택을 준다거나 이주민이 본국에 두고 온 자녀를 위한 복지 혜택을 줄이는 것도 가능해진다. 또 EU 의회가 제정한 법률을 거부할 권한이 부여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결정이 영국 금융산업 등 핵심산업에 피해를 줄 때는 긴급제한 조치를 요구할 수도 있다. EU가 정치·경제적 통합을 강화하는 조약을 맺을 때 영국은 여기서 빠져도 된다.

캐머런 총리는 “이번 합의로 영국은 EU에서 ‘특별한 지위’를 갖게 됐다”며 “영국이 EU에 남을 수 있도록 마음과 영혼을 다 바쳐 국민을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친(親)EU파’인 캐머런 총리는 지난 5월 총선거에서 브렉시트와 관련한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영국의 대(對)유럽 수출 비중이 50%에 달하고, EU 시장을 공유한 덕분에 얻는 이익이 많다며 EU 잔류를 주장한다. 반면 ‘반(反)EU파’는 영국이 해마다 EU에 수십억파운드를 줘야 하고, EU의 규제로 한 해 333억파운드(약 59조원)의 비용을 치러야 하는 데다 이민자 문제가 날로 심각해진다며 EU 탈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합의에 대해서도 대표적 반EU파인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젤 파라지 대표는 “합의 내용을 옮겨 적을 종이도 아깝다”고 혹평했다. 언론의 분석도 크게 엇갈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캐머런이 승리했다”고 분석했지만 더타임스는 “(EU에서) 죽을 조금 받아왔을 뿐”이라고 무시했다.

데일리메일이 합의 이후 여론조사업체 서베이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EU에 잔류하자는 의견이 48%로, 탈퇴(33%) 의견보다 15%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결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19%에 달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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