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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환율조작국 제재 '초읽기'] 미국 '외환판 슈퍼 301조' 무역 보복…중국·일본 건너뛰고 한국 타깃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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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서명 앞둔 BHC법안

대미 무역흑자 큰 국가, 환율조작국 지정해 제재
정치적 영향력·경제력 큰 중국·일본 제재 쉽지 않아
한국·대만 1차 대상 가능성 커

"외환·산업부처 긴밀히 공조해 미국 정부·의회 오해 풀어야"



[ 김유미 기자 ] 환율조작국을 제재하는 미국의 ‘베넷-해치-카퍼(Bennet-Hatch-Carper·BHC) 수정법안’ 발효가 가시화하면서 한국 경제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율을 자국에 유리하도록 조작한 국가엔 투자 지원이나 정부 계약을 금지하는 등 광범위한 제재를 하겠다는 게 미국의 의지다. 문제는 한국이 그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다. 환율 상승(자국 통화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던 중국 일본을 건너뛰고 한국이 제재 대상 1순위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경상흑자 빠르게 늘어난 한국

김성훈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 법에 대해 “환율을 매개로 세계 산업,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한국은 대미(對美) 무역에서 상당한 흑자를 내고 있어 1차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대미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모두 흑자를 기록해온 나라는 스위스, 스웨덴, 일본, 중국, 대만, 한국, 홍콩,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8%였다. 2014년 기준의 홍콩(5.4%) 이스라엘(3.3%) 대만(2.6%) 중국(2.3%) 등에 비하면 흑자폭은 작다. 하지만 2010년 0.9%에서 5년 만에 두 배로 오른 점이 눈에 띈다. 한국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또한 2010년 2.6%에서 2015년 7.4%로 뛰었다. 2014년의 대만(12.3%)보다 낮지만 이스라엘(4.2%) 중국(2.1%)보다는 높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 부진, 저유가 등 교역조건 개선으로 경상 흑자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미 재무부는 반기마다 작성하는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이 원화가치 상승을 막으려고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언급을 수차례 해왔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매년 미국 정부에서 실사차 면담을 오는데 지난해엔 한국의 환율정책 등에 대해 더 많은 자료를 요구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외환당국은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모는 미국 정부에 대해 “미국 내 수출업체의 불만을 의식한 정치적 압박일 뿐”이라며 과잉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였다.

◆중국 일본은 용인했는데

외환당국이 원화가치 하락을 유도했다는 미국 정부의 시각에도 이견이 있다. 고환율 정책을 쓴 과거 정부와 달리 최근 외환당국은 ‘환율 방향에는 노코멘트(언급하지 않?’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거나 파는 식으로 개입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 또한 환율 변동 속도를 완화하는 역할만 한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원화가치가 급락했을 때 정부와 한국은행은 구두개입에 나섰다. 통화조작국 오해를 벗기 위한 의도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환율조작을 실제로 했느냐는 별개 문제란 지적도 있다. 김 연구위원은 “경제 규모나 국제정치 지형을 볼 때 미국이 중국이나 이스라엘에는 법을 쉽게 적용하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과 대만처럼 경제 규모나 정치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가 1차 후보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전격적으로 떨어뜨렸을 때 미국 재무부는 ‘경기 대응책으로 이해한다’며 용인했다. 일본 당국이 노골적으로 유도한 엔저도 미국은 용인하는 태도였다.

반면 한국에는 감시의 눈을 거두지 않고 있다. 미국 제조업체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확대됐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한국이 참여하려면 환율과 관련해 선결 조건을 풀어야 한다는 여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좀 더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치밀한 분석을 통해 환율조작국 오해를 푸는 한편 외환과 산업 등 관련당국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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