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경봉 기자 ] 한국투자공사(KIC)가 국내 자산운용사에 맡기는 자금 규모를 3년 내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은성수 KIC 사장(사진)은 취임 한 달을 맞아 17일 서울 명동 본사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년 말 기준 7억달러(약 8400억원)인 국내 운용사 위탁 규모를 2019년까지 14억달러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KIC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국내 운용사 세 곳의 중국 본토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부동산 인프라 사모펀드(PEF) 등 대체투자 분야는 투자를 확대해 나가되 속도 조절을 하기로 했다. 작년 말 현재 전체 자산 중 12.4%인 대체투자 비중을 2020년까지 2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안홍철 전임 사장이 밝힌 25%보다는 5%포인트 줄어든 숫자다. 은 사장은 “KIC는 2010~2011년 에너지 관련 7건의 투자에서 작년 말 기준 7000억원의 손실을 봤다”며 “저금리 저수익 상황에서 대체투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KIC는 대체투자 수익률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산을 중도매각하고 조기 회수하는 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은 사장은 “KIC가 앞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인프라 투자에서 자금줄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이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KIC가 메자닌(중위험 중순위) 투자 자금을 대면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들이 저위험, 저수익의 선순위채 투자에 더 쉽게 나설 수 있고, 결과적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사업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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