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빛 등 환경조건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식물을 자동으로 생산하는 ‘식물공장’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태양광 발전, LED, 시스템 에어컨 등 식물공장에 필요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LG전자로선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사업이다. 더구나 1970년대 식물공장 개념이 처음 나왔을 때는 채산성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데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등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해외에선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속속 식물공장 투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의 행보가 빠르다. 네덜란드도 이미 토마토, 파프리카의 80%가 식물공장에서 생산된다. 이에 비하면 국내 기업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카카오가 유리온실형 식물공장을 운영하는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SK텔레콤이 스마트 팜 사업을 운영하는 정도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식물공장 기술개발에 착수했지만 이 역시 상용화, 대형화와는 거리가 멀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LG전자의 식물공장 진출 검토에 업계 관심이 쏠리는 것도 당연하다. 기술력이 충분한 데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대기업의 진입은 경제성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국내 기업이 식물공장 진출을 조심스러워하는 이유는 기술도 시장도 아니라 전혀 엉뚱한 곳에 있다. 대기업의 농업 진출에 대한 농민들의 반대라는 정치적 장벽이 그것이다. 동부팜한농의 유리온실 토마토 사업 좌절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농업을 6차 창조산업으로 키우겠다고 하던 농식품부는 당시 수수방관하기만 했다. 식물공장이 이렇게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벌써부터 농업인 단체 등이 식물공장을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튀어나온다. 농식품부는 이번엔 각오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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