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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글로벌 메이저 곡물社 첫발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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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 편입 1년 …원자재 이을 '새 먹거리' 옥수수 싣고 첫 입항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올 곡물유통물량 120만t 확보…2020년 아태지역 1위 되겠다"



[ 김보라 기자 ] 지난해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하림그룹에 편입된 팬오션이 곡물 유통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팬오션은 국내 사료업체가 공동구매한 남미산 옥수수 7만1500t을 지난해 12월 브라질 산토스항에서 실어 11일 인천항에 하역했다. 팬오션은 지난해 회사 내 곡물사업실을 신설하고 미국 현지법인인 팬오션아메리카가 미국 농림부(USDA)로부터 곡물 수출허가를 받는 등 곡물 유통사업을 추진해왔다.

팬오션은 이날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추성엽 팬오션 대표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항에서 곡물 도입 첫 모선 입항 기념식을 열었다. 김 회장은 “곡물사업은 짧게는 30년, 길게는 100년을 보고 하는 사업”이라며 “글로벌 메이저 곡물 회사로 가는 첫발을 내딛게 돼 가슴 벅차다”고 말했다.

팬오션은 지난해 해외 곡물회사와 31만5000t의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도착?선박은 총 6대의 선박 중 첫 번째로 나머지 선박 5대는 오는 5~6월께 국내에 들어온다.

2000년대 원자재를 수송하며 대표적인 벌크선사로 꼽혔던 팬오션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며 어려움을 겪었다. 2013년 6월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작년 2월 하림그룹-JKL 컨소시엄이 1조79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 7월 회생절차를 졸업했다.

닭고기 회사로 알려진 하림이 해운사를 인수한 것은 주력 사업인 사료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림의 전체 매출(4조8000억원) 중 사료부문은 1조4000억원, 닭고기부문은 1조1000억원이다.

팬오션은 한때 2500만t의 곡물을 수송해 곡물 메이저를 제외하고는 상업적 곡물 수송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던 회사다. 항만 네트워크는 물론 곡물시장 정보력을 쥐고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동북아 식품시장은 물론 세계 곡물유통시장으로 진출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은 2014년에 사료용 곡물 978만t을 포함해 1570만t의 곡물을 외국에서 수입했다. 전체 곡물자급률은 24%에 불과하다. 사료곡물에 대한 해외 의존도는 97%에 이른다.

곡물은 하림그룹의 주사업 영역인 닭고기·돼지고기 등 축산, 식품가공업, 사료부문과 뗄 수 없는 관계다. 2014년 하림그룹 사료회사(제일사료·팜스코·선진·하림)의 곡물수입량은 총 208만1000t으로 축산업에 필요한 사료 원료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팬오션 인수 후 처음으로 배에 타 하역 작업을 둘러보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김 회장은 “곡물은 캠?안보와 직결돼 있는 데다 각종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만큼 100년 앞을 내다보고 곡물 사업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팬오션은 올해 곡물 유통 물량 120만t 확보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340만t을 유통해 국내 사료용 곡물 시장을 석권하고, 2020년에는 아·태지역 메이저 회사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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