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에, 아시아나는 단거리에 집중한 결과
아시아나, LCC '에어서울' 출범으로 반전 노린다
[ 안혜원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경영 성적표가 엇갈렸다. 지난해 여름 여행업종을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악재 속에서도 대한항공은 비교적 높은 실적을 올렸지만 아시아나항공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더군다나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뿐 아니라 단거리 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LCC)와도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 '장거리'에 집중한 대한항공, '단거리' 주력한 아시아나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1% 줄어든 950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이 626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보다 58.6%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5월 발생한 메르스가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 설명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 중국과 일본의 여객 수요는 급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대규모 적자를 피하기 위해 200회가 넘는 항공기 운항편을 줄이기도 했다.
메르스 사태가 끝나자 대한항공은 영업이익을 다시 회복했다. 매출액(11조5448억원)은 전년보다 3.1% 줄었지만 유류비 등 비용을 절감해 이익을 끌어올렸다. LCC와의 차별화를 위해 장거리 여객 수요도 늘렸다. 이를 통해 지난 4분기 대한항공은 유럽 노선과 오세아니아 노선에서 10%, 미주노선은 4% 가까이 수송실적을 증대시켰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여전히 수익성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여객 매출 중 60% 가량을 차지하는 중·단거리 노선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 이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LCC가 중·단거리 노선 시장을 잠식한 탓이다.
◆ LCC 에어서울, 이미 늦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저가 수요에 집중하기로 했다. 먼저 퍼스트클래스(A380 기종 제외)를 없앴다. 퍼스트클래스석보다 이코노미 좌석을 운용하는 것이 수익을 올리는데 효과적이라고 본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코노미석을 늘려 편당 더 많은 승객을 확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 LCC 에어서울을 출범시켜 실적 반등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아시아나항공은 LCC와 노선이 겹쳐 경쟁이 불가피한 일본, 동남아 등 11개 노선을 에어서울로 이관시켜 수익성 향상을 꾀한다.
하지만 LCC 경쟁에 뛰어들기에는 늦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업계는 이미 레드오션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후발주자 에어서울이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외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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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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