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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계 확 바뀌는 금융공기업] 9500만원 받는 팀장 연봉, 성과 따라 최대 2000만원 차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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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도입

호봉제 폐지…4급까지 적용
최하위 직급·기능직 제외

성과연봉 직원 68%로 늘어
연봉격차 내년 30%로 확대



[ 박동휘 / 김일규 기자 ] 금융위원회는 아홉 개 금융공기업의 호봉제 임금체계를 올해부터 폐지하기로 했다고 1일 발표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예탁결제원은 이에 따라 기본 연봉이 매년 자동으로 오르는 호봉제 또는 형식적 연봉제 대신 성과를 반영한 새 임금체계를 도입한다. 아홉 개 금융공기업의 전체 1만7358명 가운데 최하위직급과 기능직을 뺀 1만1821명(68.1%)이 적용을 받는다.

금융위가 금융공기업의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고비용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민간 금융회사에 모범사례를 제시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그동안 산업계 등에선 금융권 전반의 고임금 구조가 사회 전체의 고비용을 부르고,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연공형 임금체계 ‘퇴출’

금융위가 발표한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문화 확산방향’은 지난달 나온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을 바탕으로 했지만 강도는 좀 더 세다. 특히 적용 대상을 크게 넓혔다.

이에 따라 아홉 개 금융공기업에서 성과연봉제 적용을 받는 직원은 간부급 1327명(7.6%)에서 과장급 이상 1만1821명으로 대폭 늘어난다. 금융공기업의 평균 연봉이 8525만원(2014년)으로 전체 공공기관 평균(6296만원)보다 훨씬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고성과자와 저성과자의 연봉(기본+성과) 격차를 크게 벌리자는 데 있다. 기업은행과 예탁결제원은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고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는 전년 기본연봉에 직급별로 정해진 금액을 일률적으로 가산하고 있다. 전체 임금에서 성과보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극히 미미하다. 예탁결제원이 8%로 가장 낮고 기업은행, 주택금융공사가 각각 12%, 신용·기술보증기금이 각각 13%로 10%대 초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성과연봉제를 적용하면 3급 팀장의 경우 첫해에만 S등급과 D등급 간 연봉이 최대 2000만원가량 차이가 날 것이라는 게 금융위 추정이다.

기본연봉 인상률도 성과에 따라 달라진다. 1~3급은 인상률 차등폭 합산 후 단순 평균이 3%포인트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럴 경우 제도 실행 첫해 S등급과 D등급 간 기본연봉 차이(3급 팀장)는 134만원이고, 5년 뒤엔 730만원으로 확대된다.

◆성과주의, 전 금융권 확대

금융위가 금융공기업 임금체계를 손보는 것은 공기업에서부터 모범을 보임으로써 성과주의를 민간으로까지 확대하자는 취지에서다.

민간은행의 평균 연봉은 8800만원으로 종업원 500인 이상 기업(5996만원)은 물론 금융권 전체 평균(5849만원)보다 훨씬 높다. 성과보수 비중도 민간 14개 은행은 15%로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공기업(19%)보다 오히려 낮다.

제조업 대비 금융업 임금과 생산성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금융업이 1.7로 제조업(1.6)을 앞서 있지만 한국은 금융업(1.0)이 제조업(1.4)에 현격히 뒤처져 있다.

공직사회조차 저성과를 연속으로 낸 고위공직자에 대한 퇴출제도를 도입하는 등 성과중심의 문화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이번 정책 실행의 당사자인 금융위도 보직과장 이상은 성과연봉제를 적용받아 같은 기수 간 연봉 격차가 수천만원에 달한다.

박동휘/김일규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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