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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 '제로'…미주·유럽 장거리 노선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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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로 설 연휴 해외여행 인기

가족여행 최대 50만원 이상 절약



[ 김명상 기자 ] 저유가로 유류할증료에 대한 부담이 줄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최대 7일간 이어지는 설 연휴 기간을 맞아 유럽, 미주 등으로 떠나는 장거리 예약이 지난해 설 연휴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당 평균가격이 150센트 이상일 때 부과된다. 지난해 12월16일부터 올해 1월15일까지 싱가포르 항공유의 평균값은 갤런당 약 101.03센트로 150센트를 밑돌았다. 따라서 올해 2월부터는 처음으로 국내선과 국제선의 유류할증료가 모두 ‘0원’이 된다.

지난해 1월 국제선 유류할증료(왕복 기준)는 일본 20달러, 동남아 44달러, 대양주·중동 96달러, 유럽·아프리카 112달러, 미주 116달러였다. 설 연휴 등 여행객이 증가하는 명절에는 늦어도 1개월 전에 예약과 항공권 발권이 이뤄진다. 1월 발권 기준으로 올해 설 연휴에 미주로 떠나는 4인 가족 여행객의 경우 지난해보다 약 5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최근 중장거리 지역 여행상품 예약이 크게 늘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운항 거리에 따라 달라지므로 장거리 노선 여행객에게 유류할증료 ‘제로(0)’ 시대는 좋은 기회다.

하나투어의 2월 전체 여행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늘어날 전망이다. 그중 설 연휴(2월5~10일 출발)에 미주 지역으로 떠나는 예약자는 전년 설 연휴(2월17~22일 출발) 대비 85.7% 늘었다. 하와이, 캐나다, 미국 서부 지역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럽으로 향하는 여행객은 17.7% 증가했다. 유럽에서도 지중해 지역이나 서유럽 국가의 상승폭이 높았다. 조일상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장거리 지역의 유류할증료는 몇 년 전 수십만원이 넘었던 것에 비해 부담이 많이 줄었다”며 “여행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투어는 설 연휴 중 미주 지역 여행객이 170.1%, 유럽은 57.7% 증가했다. 하와이로 가는 항공편이 늘면서 미주 지역 예약이 크게 늘었다. 원형진 모두투어 홍보팀 과장은 “지난해 12월 새로 취항한 진에어의 하와이 상품 판매가 늘면서 1~2월 하와이 여행객이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파리 테러로 침체기를 겪었던 유럽도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 설 연휴 기간 여행객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참좋은여행의 경우 설 연휴 미주 지역 여행객이 전년 대비 256.2% 늘었다.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지역은 34.7%, 체코 등 동유럽 지역은 22.3% 증가했다. 남미, 아프리카 등 기타 장거리 노선으로 가는 수요도 68.8% 상승했다.

유류할증료 때문에 예약 시기가 빨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유류할증료는 매달 변경되며, 출발월이 아니라 발권하는 달(月)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이상필 참좋은여행 마케팅팀장은 “유류할증료 하락은 상품가격 인하 효과를 내는데 특히 장거리 여행객에게 유리하다”며 “올해 설 연휴 예약이 지난해보다 빨라진 것은 유류할증료 부담이 없을 때 예약을 하려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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