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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 안전 '빨간불'…잇따른 사고에도 예방은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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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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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CC 평균 기령은 대형항공사 대비 2.69년 더 오래돼
    정비 인력이나 인프라 부족 문제도 심각




    [ 안혜원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8일 국토교통부는 기내압력 조절장치 문제로 급강하한 제주항공과 출입문을 제대로 닫지 않고 비행한 진에어에 대해 운항정지 7일을 결정했다. 조사 결과 두 건의 비행 사고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따르지 않은 항공사의 부주의 탓에 일어났다.

    국토부의 발표가 나온 지 불과 11시간 만에 사고는 또 터졌다. 이번에는 에어부산이었다. 28일 오후 10시에 부산에서 출발해 괌으로 갈 예정이던 에어부산 여객기의 엔진에 이상이 생겨 해당 항공편이 결항됐다.

    연이어 발생하는 LCC의 사고들이 상당 부분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LCC의 안전사고 예방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 LCC, 대형항공사보다 평균 2.69년 더 노후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 총 724대의 평균 기령은 10.36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 2곳의 평균 기령은 9.67년, LCC 5개사의 평균 기령은 12.36년이었다. 전체 항공사의 평균 기령보다는 2년, 대형항공사와 비교하면 2.69년 더 노후된 수치였다.

    전체 항공사의 평균 기령보다 기체 연식이 짧은 항공사는 대한항공(159대·9.43년), 티웨이항공(12대·9.91년), 아시아나항공(84대·10.11년) 3곳이었다.

    반면 티웨이항공을 제외한 LCC 대부분은 비교적 노후 정도가 심했다. 제주항공(22대·11.04년), 진에어(19대·11.35년), 이스타항공(13대·13.93년), 에어부산(16대·14.49년) 등의 순이었다. 이 중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은 LCC 평균 기령보다 항공기 연식이 오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기의 경우 정해진 사용 연한이 없다. 따라서 매뉴얼에 따른 정비와 제때 부품을 교체할 경우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노후화가 진행될수록 기계적 결함이나 연료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일례로 지난 3일 진에어 회항 사고는 경첩 노후로 앞쪽 출입문의 틈이 벌어져 발생했다.

    ◆ 정비 인력 턱없이 부족해

    LCC 업계의 정비 인력 부족도 잦은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제주항공은 224명, 티웨이항공은 123, 이스타항공은 118명의 정비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은 2500여명, 아시아나항공은 1350여명의 정비 인력을 갖췄다. 대형항공사와 LCC의 정비 인력 수는 약 8.3배 차이가 난다.

    비행기 1대 당 정비 인력 수도 부족하다. 대형항공榮?비행기 1대 당 평균 15명의 정비사를 갖춘 반면 LCC는 1~5명의 정비 인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가 제시한 적정 기준인 12명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숫자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 안전을 위해 항공기 대수 당 전문 인력의 적정 보유기준을 항공사가 준수하도록 하고 항공기 추가 도입 시에는 심사를 통해 인력 수급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중국, 싱가폴, 대만 등에서 위탁 정비

    정비 인프라 부족도 LCC 항공기의 품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의 절반 이상이 시설이 부족해 기체, 엔진 등의 정비를 해외에서 받는다"면서 "대부분 중국, 싱가폴, 대만 등에 위탁 정비를 맡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기업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정비 지원을 받는 진에어와 에어부산을 제외한 LCC 3사는 기체, 엔진 등의 중정비를 해외에 위탁하고 있다. 중정비는 통상적으로 총 3단계로 나뉘는 항공기 정비 중 2번째 단계다.

    전문가들은 중정비가 해외에서 이뤄질 경우 높은 수리 비용 탓에 정비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해외 정비는 통상 시간당으로 비용이 책정되기 때문. 또한 정비 중에는 해당 항공기의 노선을 운항할 수 없어 정비를 최대한 미루는 경우도 생긴다는 지적도 나왔다.

    LCC 업계 관계자는 "위탁 정비는 해외 업체에 대한 국토부의 심사와 승인을 거쳐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안전상 문제는 없다"며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마다 진행하는 일상적인 정비는 자체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1년6개월간 이스타항공의 안전 투자액은 7425만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 또한 인색했다. 강동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LCC 5개사가 안전에 투자한 평균 액수는 11억4210만원이었다. 대한항공의 투자액 100억5000만의 약 11%에 불과했다.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의 투자액은 LCC의 평균에도 못 미쳤다. 이 중 이스타항공은 약 1년 6개월의 기간 동안 고작 7425만원을 안전 투자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해당 기간 중 정비 불량과 기체결함 등으로 183차례 운항지연이나 결항 사태를 빚어 안전불감증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안전 문제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LCC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에 소극적"이라며 "안전에 대한 의식이 미흡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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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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