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자신감 약화…3월 금리인상도 불투명
[ 워싱턴=박수진 / 뉴욕=이심기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처음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연초 각국 주식시장의 혼조세 등 해외 변수가 Fed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도 크게 약화됐다. 하지만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좀 더 확실하게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신호를 보내줄 것으로 기대한 시장은 불확실성만 키웠다며 실망을 나타냈다.
◆FOMC, 미국 경제도 후퇴 조짐 인정
Fed는 이틀간의 FOMC 회의를 마친 뒤 27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연방기금 정책금리의 목표 범위를 현 수준(연 0.25~0.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결정은 표결에 참가한 FOMC 위원 10명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이날 성명서 문구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지난달 FOMC 때와 달리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지난번엔 경제활동이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이번에는 ‘지난해 말부터 둔화했다’고 변경했다. 가계지출과 기업투자 증가세는 ‘견고한’에서 ‘완만한’ 수준으로 낮췄다. 재고투자가 둔화했다는 점도 처음 언급됐다.
연간 2%인 물가목표치 달성에 대해서도 지난달에는 ‘합리적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이 문구가 삭제됐다.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낮아졌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성명서에서 언급된 ‘리스크의 균형’이라는 표현도 사라졌다. 지난달에는 ‘국내와 국제 동향을 볼 때 경제활동과 노동시장 전망에 미치는 위험이 전반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이번엔 이를 삭제했다. 대신 “글로벌 경제상황과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는 문구를 추가해 지난달에 빠졌던 대외 리스크가 다시 언급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최근 글로벌 주가 폭락과 유가 하락, 중국의 성장 둔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다만 Fed는 이런 대외변수가 미국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이 균형적이라거나 긍정적, 또는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대보다 덜 ‘비둘기적’이었다”
이날 뉴욕증시는 국제 유가의 상승 영향으로 오름세를 보이다가 FOMC 성명이 공개된 직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신은 월가 투자전략가들이 “성명서 자체는 비둘기파(금리인상에 신중)적인 성격이었지만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외신은 Fed가 추가 금리인상 계획의 축소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봤던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 杉? 이날 다우지수는 1.38%, S&P500지수는 1.09%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도 2.18% 떨어졌다.
골드만삭스 등 월가 투자은행(IB)들은 Fed가 미국 경제가 나빠질 가능성을 일부 인정했지만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등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북미팀장은 “대외 변수에 대한 하방리스크를 언급하지 않은 채 모니터링을 계속하겠다고만 한 부분은 시장이 안정되면 언제든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해석이다.
WSJ도 Fed가 3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가격을 반영한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페드워치’는 3월 인상 확률을 25%로 예상했다. FOMC 회의 이전인 32%보다 낮아졌다. 4월과 6월 인상 확률도 33%와 46%로 절반을 밑돌았다.
워싱턴=박수진/뉴욕=이심기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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