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1인 창작자와 제휴
방송 제작·광고 수주해 수익 배분
트레저헌터, 150개 채널 운영
아프리카TV·판도라TV
파트너들 글로벌 활동 지원
[ 김태헌 기자 ]
1인 미디어는 그동안 방송 콘텐츠보다 볼거리가 없다거나 수준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부에서는 선정적 방송에 ‘별창(별풍선을 얻기 위해 선정적인 방송을 하는 BJ를 지칭하는 비속어)’이라는 차가운 시선을 보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이제는 취미를 넘어 하나의 직업이 됐고 산업이 됐다. 1인 미디어는 2000년대 후반 모바일 대중화에 따른 동영상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며 크게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판도라TV와 아프리카TV 등이 1인 방송 시대를 열었고 유튜브가 글로벌 시장을 이끌었다. 오로지 개인이 제작, 홍보하던 1인 방송 시장도 변화가 감지됐다. 1인 미디어를 이끄는 기획사가 생겼고 대기업도 투자를 통해 콘텐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CJ E&M이다. CJ E&M은 2013년 7월 국내 최초로 MCN(multi channel network) 사업을 시작해 게임·음악·뷰티 등 다양한 분야의 1인 또는 중소 창작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MCN 사업자는 창작자의 방송 제작을 지원하고 광고를 수주해 수익을 배분한다. 연예인이 소속사를 두고 활동하는 개념과 비슷하다. CJ E&M 다이아티비(DIA TV)의 황형준 본부장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해 해외에서는 디즈니 타임워너 같은 미디어 기업들이 MCN 사업 투자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레저헌터 역시 MCN 사업의 선두 주자다. 트레저헌터는 송재룡 대표와 유명 1인 미디어 양지영 씨(닉네임 양띵)를 중심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이후 진동민(닉네임 악어), 김소진(닉네임 김이브) 씨를 비롯한 게임·뷰티·라이프스타일 중심의 1인 미디어가 합류했다. 트레저헌터의 채널은 84개다. 자회사 레페리까지 포함하면 150개 채널이 넘는다.
아프리카TV도 2014년 MCN 사업에 진출하며 자사 파트너 창작자들에게 유튜브 진출과 대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스포츠 생중계, 증권·게임 등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며 국내 1인 미디어에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1인 미디어의 수익 확대를 위해 광고 외 방송 이용권 판매, 스티커 꾸미기 등 유료 아이템을 내놓았다. 시청자가 1인 미디어에 제공하는 ‘별풍선’을 선물하면 70%를 현금화할 수 있는 보상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판도라TV 역시 1인 미디어 전용 페이지를 개설하고 시청자가 보다 쉽게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인기 1인 미디어 시상식과 시청자와의 만남, 테마별 채널, 온라인 쇼핑몰과의 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상파 방송도 콘텐츠 다양화를 위해 MCN 사업에 뛰어들었다. MBC는 카카오와 협력해 ‘마이리틀텔레 炷?rsquo;을, KBS는 콘텐츠 다양화를 목적으로 ‘예티 스튜디오’를 출범시켰다.
국내 MCN 사업자들은 시장이 커지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 구성도 추진 중이다. CJ E&M, 트레저헌터,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 등 MCN 사업자는 1월21일 임시총회를 거쳐 회장단과 사무총장 등을 선출하고 본격적인 MCN산업 생태계를 키울 예정이다.
MCN 사업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먼저 MCN 사업자와 1인 미디어의 수익 대부분이 유튜브 광고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자극적이거나 가학적·선정적 내용이 전체 1인 미디어 시장의 질적 하락을 가져온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김태헌 기자 k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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