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 홍 프린스턴대 교수
드파울라 런던칼리지 연구위원
[ 워싱턴=박수진 기자 ]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슈퍼 엘니뇨 영향으로 올해 식료품 사재기와 그에 따른 가격 파동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해리슨 홍 프린스턴대 교수와 아우레오 드 파울라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마이크로데이터연구센터 연구위원(사진)은 5일(현지시간) 미국경제학회(AEA) 연차총회에서 ‘원자재 거품기간 사재기 행위’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올해 2008년 중반 미국에서 발생했던 쌀 사재기와 같은 비이성적 소비행태의 재연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2008년 4월부터 6월까지 계속된 미국인들의 쌀 사재기 행위는 쌀 수출국이고 쌀 재고량이 충분했던 미국에선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쌀 파동은 해외에서 시작됐다. 인도가 2007년 말 식량 부족을 우려해 쌀 수출을 금지하자 쌀 가격이 수개월 새 t당 450달러에서 1000달러로 2.5배로 급등했다. 미 언론들이 해외뉴스로 ‘쌀값 파동’을 보도하기 시작하자 미국에서도 2008년 4월부터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를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 쌀 사재기가 시작됐다. 그 결과 한 달 새 쌀 “鳧?30% 급등했고 쌀 선물 가격도 오름세를 타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평소 쌀 소비가 없는 가정도 사재기 행렬에 참가했다”며 “당시 소비량의 절반가량이 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 조치라기보다는 ‘동조 구매’ 또는 ‘투기적 수요’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쌀 가격은 정부의 재고 방출 등으로 3개월 만에 정상화됐다. 파울라 연구위원은 “기상이변으로 올해 농산물 생산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재기로 인한 곡물 파동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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