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무상제공…기계 들여올 때 세금 면제
[ 정지은 기자 ]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는 것은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정책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외국기업 유치를 위한 장기프로젝트를 마련, 외국기업들이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데 지장이 없는 환경을 구축하기로 했다.
짠주위동 베트남 기획투자부(MPI) 경제단지관리국장은 “내년부터 삼성 등 주요 외국기업 공장 인근 지역의 인프라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베트남 직원 편의시설뿐 아니라 외국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의 편의시설까지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변화를 통해 차세대 생산기지로서의 우위를 계속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동 국장은 내년 중점과제로 인프라 개발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수도 하노이는 비교적 편의시설 등이 발달했지만 삼성전자, 삼성전기의 신규 공장이 들어선 타이응우옌성 인근에는 변변한 식당이나 카페 하나 찾기 힘들다. 동 국장은 “공장 인근 지역의 도시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유치원과 상가를 새로 짓고 주거시설과 도로를 확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장 인근에 대학 건립도 추진 중이다.
그는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과 협업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예컨대 각 성(省)의 공단에 있는 기업들이 편의시설을 세울 경우 토지를 무료로 제공하고 건설기계를 들여올 때 세금을 면제해주는 방법이다.
동 국장은 “외국기업의 투자가 늘어날수록 국가 경제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며 “베트남 정부는 기업 친화적 자세로 각종 규제 법안을 완화하고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발효된 투자법, 기업법, 주택법 개정안 모두 외국인투자자를 위한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를 통해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 요건이 완화됐고, 수천 개에 달하던 금지 및 조건부 허용 사업이 6개 금지, 267개 조건부 허용으로 명료해졌다고 한다. 동 국장은 “각종 행정절차도 간소화됐다”며 “기업이 세금을 납부하는 데 걸리던 시간도 372시간에서 172시간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하노이=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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