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회장단 만나 심정 토로
경기활성화법 등 처리 우회 촉구
[ 장진모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경제활성화를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핵심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법안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서 내년 각종 악재를 이겨내기 위한 대비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요즘은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핵심 법안의 국회 통과 지연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의 기조와는 사뭇 달랐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정치권을 향해 ‘국민을 위한다는 건 위선’ ‘직무유기’ ‘총선 때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 있겠느냐’ ‘기득권 집단의 대리인’ 등의 표현을 동원하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러나 이날은 정치권을 직접 비판하기보다는 자신의 심정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내가 연일 국가 경제의 어려움을 털어놓는 것도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경제회복) 체감도가 더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간절한 마음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편안하고 쉽게 대통령의 길을 갈 수도 있지만 나를 믿고 신뢰를 보내주신 국민을 위해서는 이러한 것을 방치하고 갈 수 없다는 생각에 연일 애끓는 호소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잇따른 정치권 비판 발언과 관련해 일방적 ‘질타 정치’라며 야당과 직접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는 과거 어느 정부보다 야당 지도부와 자주 만나 소통하고 있다”며 “청와대에서도 야당 측과 다각도로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상공회의소 회장단에게 “내년도 재정 조기집행과 기업형 임대주택 5만가구 보급 등 적극적인 거시정책과 내수 활성화 정책으로 내년 우리 경제가 3%대 성장에 복귀하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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