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하 / 채선희 기자 ]
9년만에 미국 곳간 문이 닫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됐던 '제로금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17일 새벽 4시(한국시간)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례회의를 마치고 정책금리를 현행 0.0∼0.25%에서 0.25∼0.50%로0.25%포인트 인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는 '역사적인' 금리 인상 결정뿐 아니라 앞으로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중 최소 2회에서 최대 4회까지 추가 금리인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도 일단 잦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본격적인 추세 변화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달러화 환율과 국제 유가가 남은 변수로 꼽힌다.
◆ 금리인상 속도 관건…연내 2~4회 추가 인상 전망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인상 결정 이후 내년 중 적으면 2회, 많게는 4회까지 추가적인 인상 조치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옐런 의장과 Fed 위원들의 직접적인 화법에 대한 주목도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Fed가 일관된 '발언'을 통해 시장과 소통해왔던 결과가 이번 금리인상 결정으로 현실화됐다"며 "시장에서는 앞으로의 통화정책방향에 대해서도 Fed의 발언에 강한 신뢰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Fed 발언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과거 Fed의 발언이 '분위기'를 통해 시장에 힌트를 주는 수준이었다면 옐런 의장 등은 직접적인 화법을 통해 시장과 소통하고 있어서다.
유승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옐런 의장은 기존 의장들과는 달리 금리인상 조건(실업률, 인플레이션 등)을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시장과 소통을 지속해왔다"며 "앞으로도 옐런 의장과 Fed 위원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더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 시점보다 옐런 의장 등이 제시하는 내년 금리 수준에 따라 속도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센터장은 "금리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시장에서 알고 있는 부분"이라며 "Fed가 제시하는 내년 금리 수준이 1.00%가 될지 그 이상이 될지가 중요해졌다"고 언급했다.
◆ "美 달러화 환율·국제 유가 추세 변화 주목해야"
미국의 금리인상이 현실로 나타난 이상 미 달러화 환율과 국제 유가의 추세적인 변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Fed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미 달러화와 유가는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로 복귀하는 시점도 환율과 유가의 추세 변화를 확인한 이후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의 경우 유로화와 엔화 대비 달러화의 강세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유럽중앙은행(ECB)와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급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의 경우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탓에 상대적으로 큰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제 유가가 이미 큰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산유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바닥에 대한 확신은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 역시 추세 전환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외국인의 '셀코리아(Sell KOREA)' 행진이 줄어들더라도 매수 전환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여서다.
유 이사는 "단기적으로는 한국 등 신흥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비중 축소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이 당장 매수세로 돌아서기는 어렵겠지만 추가적인 자금이탈 규모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종별로는 IT와 자동차 등 전통적인 수출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 센터장은 "대표적인 수출주인 IT와 자동차는 경기회복 시기에는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이라며 "전기차(EV)와 스마트카 등 신성장 동력(모멘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고 환율 효과에 따른 이익 증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민하 /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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