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 엇갈린 반응
중국·인도·사우디 등 신흥국 "균형잡힌 합의다" 만족
[ 황정수 기자 ]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를 위한 파리 협정을 두고 ‘지구를 위한 최선의 기회’라는 찬사와 ‘공허한 말잔치’라는 혹평이 엇갈리고 있다. 협정 체결에 참여한 196개 선진·개발도상국 정상들은 ‘합의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기상학자들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무의미한 약속에 불과하다’며 폄하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파리 협정이 체결되자 주요국 정상들은 성명을 내고 환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지구를 구하기 위한 최선의 기회이자 전 세계를 위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도 성명을 통해 파리 협정을 치켜세웠다.
온실가스 감축 책임을 지게 된 개도국도 감축 목표에 구속력이 없다는 점 때문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강경한 20여개 신흥국의 모임인 ‘LMDC’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인도 출신인 구르디알 싱 니자르 LMDC 대변인은 “신흥국의 이해를 고려한 균형 잡힌 합의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사람과 지구의 기념비적인 승리”라는 환영 성명을 내고, 각국의 구체적인 이행 노력을 주문했다.
반면 파리 협정이 ‘모호한 말잔치’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세계적 기상학자인 제임스 핸슨 박사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파리 협정에 대해 “완전 사기”라며 깎아내렸다.
그는 “의미없는 말들이고 아무런 행동이 없는 약속들일 뿐”이라며 “화석연료가 가장 싼 에너지로 남아 있는 한 계속 소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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