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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비 와도 일요일이라면 견딜 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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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집 '일요일과…' 출간


[ 박상익 기자 ] 시인, 문학평론가, 출판인으로 전방위적 글쓰기를 펼쳐온 장석주 시인(60·사진)이 새 시집 일요일과 나쁜 날씨(민음사)를 펴냈다. 등단 40주년을 맞은 시인의 새 시집엔 ‘자두나무’ ‘일요일’ ‘야만인’ 같은 시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시인은 자두나무라는 존재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삶을 시 속에서 합친다. 시인이 자두나무의 근원을 묻는 것은 곧 인간의 근원을 묻는 행위와 같다. ‘어디서 왔느냐, 자두나무야,/자두나무는 큰 눈을 인 채/붉은 자두 떨어진 방향으로 몸을 기울인다./우리는 자두나무의 고향에 대해 알지 못한다.’ (‘눈 속의 자두나무’ 부분)

자두나무에서 시작한 시적 긴장은 문명화된 현대를 야만이라며 야유하는 목소리에서 극대화된다. 시인은 연약하고 위태로운 삶을 문명이란 말로 애써 치장하는 대신 스스로를 야만으로 규정한다. ‘야만인들은 아직 오기 전이다./저 숲속에서 서성거리는 당신!/정작 우리는 미래의 야만인들,/새로운 야만인을 기다리는 불굴의 야만인들,’(‘야만인을 기다리며’ 부분)

방황과 긴장 속에서 화해를 牽隻?단어는 일요일이다. 한 주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날에 시인은 노래한다. 슬프고 화나는 삶에서 일요일은 안식처다. 방황은 여전히 멈출 수 없지만 일요일이란 분기점에서 반전을 꾀하는 것으로 읽힌다. ‘천 개의 밤을 혼자 견딘다 해도/당신, 울지 마!/천 개의 밤이 벽일지라도/당신, 울지 마!//또 다른 일요일이 올 테니,/웃어!/춤추고 노래해!’ (‘일요일이 지나간다’ 부분)

시인은 “일요일과 화창한 날씨를 둘 다 쥐었다면 기뻤겠지만 살아보니 그것은 욕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나쁜 날씨와 더불어 일요일도 있었으니 견딜 만하지 않았던가”라고 말했다. 기쁜 일과 슬픈 일이 항상 계속되는 것은 아니라는 삶의 단순한 진리가 빛난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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