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54.48

  • 1.43
  • 0.06%
코스닥

675.84

  • 2.35
  • 0.35%
1/3

[취재수첩] 씁쓸한 샤오미 열풍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남윤선 산업부 기자 inklings@hankyung.com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샤오미 열풍이 거세다. 최근 나온 패블릿 ‘훙미노트3’는 4000㎃h 배터리에 3기가(G) D램이라는 고급 사양에도 불구하고 ‘직구’를 통하면 20만원 안팎에 살 수 있다. 샤오미는 1만원짜리 이어폰,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전구, 단위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체중계 등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도 내놓고 있다. 네티즌도 샤오미를 ‘대륙의 실력’으로 부르며 칭송하고 있다.

하지만 SNS에서 샤오미 칭찬에 반드시 따라붙는 게 있다. 한국 전자업계에 대한 폄하다. 최근 한 매체는 “샤오미는 애플과 구글을 따라가기 급급한 한국 전자업계보다 훨씬 창의적”이라며 한국 업체를 비판했다. 한 블로거는 “대기업이 벤처기업의 싹을 밟아버리는 한국에선 샤오미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없다”고도 적었다. 사례는 제시하지 않았다.

전자업계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 한마디로 답답하고 씁쓸하다고 한다. 일단 한국에서는 샤오미처럼 값싸게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샤오미가 무시하는 특허료를 다 내야 한다. 샤오미처럼 생산을 외주에 맡길 수도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여전히 한국에?대형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제품을 싸게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없앴다가는 당장 여론과 정치권의 뭇매를 맞을 게 뻔하다.

체중계, 전구를 생산할 수도 없다.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했다고 질타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형 공장을 갖고 있는 회사는 기본적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이 어렵다. 품질 기준도 샤오미보다 훨씬 엄격히 지켜야 한다. 샤오미처럼 일부 국가에만 소량을 파는 게 아니라 전 세계에 물건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자업체 고위 관계자는 “샤오미가 대단한 측면도 있지만 솔직히 아이디어든 제품의 질이든 한국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며 “중국 이외 다른 지역에선 전혀 위협이 안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어느 나라 제품이든 싸고 좋은 걸 사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현실을 무시한 자국 기업 폄하는 바람직하지 않다. ‘샤오미 열풍’ 뒤에 한국의 뿌리 깊은 반(反)기업 정서가 느껴지는 것은 기자뿐일까.

남윤선 산업부 기자 inklings@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