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 박홍식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
내년엔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이슈
셀트리온·삼성물산 경쟁력 높아
중국 한계기업 구조조정 늦어져
조선·철강 등 내년에도 어려울 듯
[ 김우섭 기자 ] “중국의 과잉설비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그래도 투자할 기업은 있기 마련입니다.”
박홍식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사진)은 6일 서울 여의도 IFC몰 맥쿼리투신 사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을 미루면 조선 철강 등 경합도가 높은 기업들은 내년에도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생활 소비 기업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기업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공제회와 브레인투자자문 등을 거쳐 맥쿼리투신운용에 온 박 본부장은 운용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최근 수탁액이 500억원대로 줄기는 했지만 맥쿼리투신운용의 일반 주식형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두 자릿수를 웃돌며 업계 4~5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내년 주식시장도 박스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추세를 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헬스케어 분야는 올해 반짝 성장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로봇이나 스마트카 관련 종목도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경제 상황과 관련해 “유럽이 추가 양적 완화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소비 등이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내년 투자 계획에 대해선 “화장품 비중은 올해보다 줄이고 헬스케어 부문도 기술력이 있고 연구개발(R&D) 성과가 나타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중국 관련 소비주의 비중은 좀 더 높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경기 상황을 어떻게 보나.
“중국의 과잉 설비·투자 해소가 관건이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늘어난 유동성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과거처럼 침체 후 경기가 살아난다는 경기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졌다.”
▷저물가 국면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보나.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구조조정이 안 되고 있다. 중국과 경합도가 높은 조선과 철강 등은 내년에도 어려울 것이다.”
▷희망이 있는 분야는.
“유럽과 미국 등 선진 경제는 소비가 조금씩 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 사이클은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생활 소비만 늘고 있다.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며 느린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내년 주식시장 전망은.
“대형주는 여전히 쉽지 않다. ‘설비 투자 과잉(공급 증가)과 수요 부족’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주 장세가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보이고 있지만 조선과 철강 부문은 하락하고 중소형주가 상승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어떤 종목이 유망하다고 보나.
“내년엔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이슈가 될 것이다. 바이오 의약품 약값이 비싸기 때문에 복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국내선 셀트리온과 삼성물산의 경쟁력이 높다.”
▷제조업의 성장 전망은 어떤가.
“경쟁력 있는 기업을 찾아서 투자해야 한다. 스마트카 시장에선 배터리를 만드는 경쟁력 있는 회사들이 있다. 중국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늘어나는 해외여행이나 안경, 고가 악기 산업 등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투자 종목은 어떻게 발굴하나.
“미래학자들이 제시하는 자료를 많이 본다. UN미래보고서나 헤리티지재단, 한국개발연구원(KDI), 아산정책연구원 자료 등은 미래에 대한 단초를 줄 수 있다. 트렌드를 발견하면 기업을 찾아서 탐방하고 경영자의 안목이나 경영 철학 등을 살펴본다. 주가수익비율(PER) 등 재무적인 자료는 나중에 보는 편이다.”
▷최근 유심히 보고 있는 분야는.
“인간의 욕구와 기술 발전에 따라 각광받고 있는 헬스케어 분야는 장기간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산업이다. 여기에 로봇이나 드론산업은 태동기지만 이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장기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진국 전망은.
“유럽 증시는 괜찮을 것이 ? 돈을 더 푸는 과정에서 부양이 될 것으로 본다. 일본은 예측하기 힘들다. 돈을 많이 풀고 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졌지만 소비나 물가가 생각보다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내년 종목 비율은 어떻게 달라지나.
“화장품 비중은 올해보다 줄일 예정이다. 헬스케어 부문도 기술력이 있고 R&D 성과가 나타난 기업에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점차 비중을 줄일 것이다. 대신 중국 관련 소비주의 비중은 좀 더 높일 계획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