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비례대표 이견 못좁혀
합의 안되면 '깜깜이 등록' 혼란
[ 유승호 기자 ] 여야 지도부가 내년 4월 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 기준을 정하기 위해 6일 만났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총선 예비 후보 등록일(15일)을 1주일 앞두고도 선거구를 정하지 못해 일대 혼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지역구·비례대표 의석 비율 조정과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30분 만에 헤어졌다. 여야 지도부는 다음 회의 일정도 잡지 못했다.
여야는 의원 정수 300명을 유지하는 가운데 246석인 지역구를 소폭 늘리고 54석인 비례대표를 소폭 줄이는 기본 방향에는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비례대표 제도의 운용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비례대표를 줄이는 대신 대표성을 높여야 한다며 이병석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이 제안한 균형의석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균형의석제는 정당 득표율의 절반에 해당하는 의석을 보장하는 제도다. 어느 정당의 정당 득표율이 5%이고 지역구 당선자가 2명이면 전체 의석(300석)의 2.5%인 8석을 가질 수 있도록 비례대표 6석을 주는 것이다.
반면 새누리당 ?비례대표 제도를 변경하지 않은 채 의석수만 줄일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균형의석제는 제3당에 유리해 대통령중심제와 양당 구조를 기본으로 하는 국내 정치 현실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오는 15일까지 선거구가 정해지지 않으면 큰 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정치 신인과 원외 인사는 선거구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 채 예비후보 등록을 해야 한다. 그나마 이달 말까지 선거구 획정이 안 되면 다음달 1일부터 기존 선거구는 무효가 돼 예비후보 등록도 취소된다. 그렇게 되면 선거사무소 개소, 명함 배포 등 기본적인 선거운동도 할 수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실무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선거구 무효가 현실화하면 예비후보 등록을 모두 취소했다가 추후 새로 접수해야 한다. 선거구가 어떻게 획정되느냐에 따라 후보 1인당 선거비용 제한액을 다시 산출해야 하고 투표소 시설도 새로 확보해야 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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