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 아니다
한국이 기술은 중국에 밀리고 가격은 일본에마저 밀린다고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국내 주요 업종별 단체 및 협회 30곳을 대상으로 한·중·일 경쟁력 현황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일본 경쟁 기업에 가격 경쟁력이 비슷하거나 열세에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70%(14곳)나 됐다. 기술에서 뒤진다고 응답한 기업(13곳)보다도 많다. 특히 중국과의 비교에선 기술에서 이미 추월당했거나 3년 이내에 따라잡힐 것이라고 밝힌 기업이 79%(19곳)에 달했다. 중국의 가격 경쟁력과 일본의 기술력 사이에 낀 샌드위치였던 한국이 이젠 가격에서 일본에마저 뒤지고 기술에선 중국에 추월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중·일 경쟁구도에서 꼴찌 국가로 전락하고 있는 위기상황이다.
무엇보다 가격에서 일본에 밀리고 있다는 게 충격적이다. 엔저나 유가하락에 따른 제조 원가의 하락만이 아니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동안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 1999년 이래 최대라는 올해 임금 인상률이 전년 대비 불과 1.9%다. 일본은 단위노동비용(인건비÷노동생산성)에서 2013년부터 중국보다 오히려 낮아졌다는 연구결과(그래프)도 있다. 생활비도 서울이 도쿄보다 훨씬 높다.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구나 중국은 이제 기술에서까지 한국을 위협한다. 조선 등에선 이미 중국에 밀린다고 한다. 한국의 기술을 빼내려고 우수인력에 기존 월급의 9배까지 제시하고 있다. 중국은 지속적인 임금 급등으로 더 이상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부 일본기업들은 중국에서 일본으로 U턴하고 있다. 중국도 이젠 자신의 하이테크 기술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기초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고 중국이 완제품을 생산하는 동북아 분업구도는 와해된 지 오래다. 한·중·일이 이젠 미국이나 유럽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다. 비교우위가 한 부문이라도 없다면 경쟁에서 낙오할 게 뻔하다. 규제완화 등으로 기업이 뛸 수 있게 해야 한다. 당장 노동개혁이 시급한 과제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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