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세그라드그룹과 첫 정상회의
지하철·통신망 등 참여 논의
[ 장진모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체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비세그라드그룹’ 4개국과 첫 정상회의를 열고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 박 대통령과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근 3개국 정상들이 프라하를 찾아 정상회의를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이들 4개국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투자 확대와 교역 증대 등을 언급하면서 “투자와 무역 확대 외에도 앞으로는 산업과 경제발전의 기초가 되는 기술협력, 문화산업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자”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과 비세그라드 4개국 정상들은 중유럽의 우수한 기초과학 기술과 한국의 응용과학 기술을 결합해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중유럽 4개국 정상들에게 “비세그라드 국가들의 성공적인 시장경제로의 체제 전환 경험은 북한 핵 문제 해결 등에 있어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과 시사점을 주고 있다”며 한국의 평화통일 구상에 대해 지지를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의는 우리 기업들이 경제 지평을 넓히는 데 지원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한반도 평화통일 이슈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통일외교라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한-비세그라드그룹 정상회의 후 베아타 쉬드워 폴란드 총리,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와 연쇄 양자회담을 하고 이들 국가의 신규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비세그라드 국가들은 유럽연합(EU)이 회원국 간 사회·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3000억유로 이상 규모로 조성 중인 유럽전략투자펀드(EFSI)를 활용해 지하철과 통신망 등 대형 인프라 사업 투자를 추진 중이다.
비세그라드그룹은 4개국이 1991년 헝가리 비세그라드에서 만나 외교·경제·안보 등을 협의하기 위한 협력체를 말한다. 이들 4개국은 양질의 저임금 노동력, 서유럽 진출에 유리한 지리적 입지, 정부의 친(親)기업정책 등에 힘입어 유럽의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전날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체코는 자동차 관련 한국 기업만 20개가 넘을 정도로 한국 기업의 유럽시장 진출 교두보”라며 “체코는 한국 기업의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을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하=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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