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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들 성급한 중국 사업 결국 탈났다…분쟁·소송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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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희 기자 ] 성급하게 중국 사업에 뛰어든 상장사들에게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사업 진행과정에서 경영권 분쟁, 소송 등이 빈발하는 등 내부 조율도 마치지 못한 미숙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는 중국 사업 기대감으로 투자에 나서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에스브이가 경영권 분쟁으로 중국 면세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최대주주인 이오에스이엔지(EOS) 측과 임병진 엔에스브이 대표이사간의 다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27일 최대주주가 된 EOS는 지난달 11일 중국 면세사업을 위해 북경면세점사업단에게 150만주의 엔에스브이 지분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EOS는 계약금 8억2500만원을 받고 북경면세점사업단에 15만주를 넘겨줬다. 74억원에 이르는 엔에스브이 지분 매각 잔금은 오는 31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넘겨줘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임 대표가 면세사업 진행을 반대하면서 갈등이 생겼다. 임 대표는 북경면세점사업단이 자본금 100만원의 페이퍼컴퍼니로 실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면세사업을 추진하는 최대주주 측은 임 대표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중국 사업을 핑계로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북경면세점사업단의 엔에스브이 경영권 인수를 위한 임시주총은 당초 오는 9일에서 이달 18일로 한차례 연기됐고, 또 다시 31일로 미뤄졌다. 북경면세점사업단은 전날 자료를 내고 엔에스브이의 중국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임 대표 측은 북경면세점사업단과 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충돌에서 피해를 본 것은 개인투자자들이다. 엔에스브이의 주가는 지난달 11일 북경면세사업단과의 계약 소식에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계약 체결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달 10일 종가기준 4695원이던 주가는 지난 1일까지 43.9% 뛰었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으로 중국 사업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전날 주가는 12.13% 급락했다.

중국 유통 사업을 진행 중인 네오이녹스엔모크스도 분쟁에 휘말렸다. 박진환 전 대표가 박종희 현 대표를 상대로 주식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지난 6월 10일에 체결한 경영권 양수도 계약에 따른 대금 중 잔금 27억원의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박 대표의 주식 4만주를 먼저 반환받고 추후 청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네오이녹스는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의 자회사인 중국석유생활망에 한국 제품을 공급하는 유통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네오이녹스는 지난달 27일 중국석유생활망으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소송은 네오이녹스의 중국 유통사업과 투자유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소송 소식이 알려진 지난 1일 네오이녹스 주가는 26.01% 폭락했다.

네오犬肄?측은 "박 전 대표가 제시한 소송은 개인간의 사적인 민사소송"이라며 "신규 사업 추진, 회사의 운영 등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전날 네오이녹스는 중국석유와 무역거래를 위한 기업간 거래(B2B) 사이트를 열었다고 밝히며 중국 사업에 차질이 없음을 강조했다.

중국 사업과 관련한 이 같은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사업의 경우 회사의 실체와 실적 등이 확인되기 전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법정 분쟁 등과 같은 잡음이 계속해서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상장사들이 진행하는 중국 관련 사업이 단순히 주가 흥행을 노린 바람몰이인지, 실체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자본이 유입되거나 사업을 진행할 경우 주가가 상승하지만 이는 일시적일 뿐"이라며 "실제로 실적이 발생하고 기업이 성장하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 연구원은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이 갑자기 연관성이 없는 신규 중국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며 "실체는 없이 단순히 주가만 올리고 끝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올해는 중국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중국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들이 급증했다. 중국 자본의 한국기업 지분 투자 규모는 연초부터 10월까지 12억5400만달러, 투자건수는 28건이었다. 이는 지난해 대비 20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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