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검사 장비 제조사
매출 줄어도 R&D투자 늘려
[ 안재광 기자 ] “올해는 아이폰 덕을 볼 것 같습니다.”
최두원 하이비젼시스템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창립 이래 사상 최대 매출이 예상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3분기까지 65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한 해 동안 올린 매출(622억원)보다도 많다. 2012년 코스닥 상장 때 기록한 연간 최대 매출(835억원)을 올해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최 사장의 설명이다. 애플의 아이폰6s 카메라 성능이 올라간 게 주된 이유다.
하이비젼시스템은 아이폰의 카메라를 검사하는 장비를 만든다. 카메라 초점이 잘 맞는지, 색감은 잘 나오는지 확인하는 게 주된 기능이다. 작년까지 최근 약 2년 동안은 장비 수요가 많지 않아 힘든 시기를 겪었다. 아이폰 카메라(후면) 화소가 수년째 800만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아이폰 관련 매출이 떨어지자 삼성전자나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 카메라를 테스트하는 장비 판매를 늘리며 버텼다. 그러면서도 매출의 약 10%는 늘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새로운 장비 수요에 대비했다.
올해 아이폰6s가 나오면서 기다리던 기회가 왔다. 카메라 화소가 800만에서 1200만으로 확 올라갔다. 완전히 새로운 검사장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카메라 모듈업체들은 주저 없이 하이비젼시스템 장비를 사갔다. 경쟁사 대비 네 배나 속도가 빠를 정도로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최 사장은 “아이폰6s부터는 카메라 렌즈를 정확히 맞춰 삽입하고 인쇄회로기판(PCB)에 붙이는 전공정과 카메라 모듈을 테스트하는 후공정을 하나로 합쳤다”고 말했다.
하이비젼시스템의 매출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후면 카메라 모듈을 두 개로 늘려 성능을 높이는 추세여서 장비 수요도 그만큼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D(3차원) 프린터는 이 회사가 미래 먹거리로 준비하는 사업이다. 가장 기본적인 FDM(플라스틱을 녹여서 쌓아 올리는 것)뿐 아니라 치과용 보조재 제작에 특화된 새로운 방식의 제품도 곧 내놓는다.
교육업체와 손잡는 것도 검토 중이다. 최 사장은 “아이들이 책에서만 봤던 공룡을 직접 만들어 보는 식으로 3D 프린터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남=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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