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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리 결정회의 연 12→8회로 축소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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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체제, 월지표에 과민 반응
미국·유럽·일본도 연 8회 회의

성장률 제고 측면에서
'분기별 사이클 적합' 주장도



[ 김유미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 결정 회의 횟수를 연 12회에서 8회로 줄이는 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12일 열린 11월 금통위 전체회의에서 일부 금통위원이 이 같은 안을 공식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6~8주에 한 번씩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정에 맞춰 통화 결정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최근 유럽연합(EU)과 일본은행까지 이 방안을 채택하자 그동안 신중했던 금통위원들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본지 5월4일자 A 1, 3면 참조

◆65년 만에 변화 맞나

1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을 보면 통화정책 결정 회의는 연 8회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회의 횟수 문제를 가능하면 연내에 마무리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체제로는 월별 지표에 시장이 과민 반응할 수 있고, 집행부의 준비 기간이 충분치 않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금통위원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회의 횟수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집행부에선 해외 사례 연구가 상당히 진척됐다”며 “금통위에서 첫 공론화한 만큼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금통위원 사이에선 1년여 준비를 거쳐 2017년부터 통화정책 결정 회의 횟수를 8회로 단축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별도의 소통 방안을 보완하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일정은 금통위가 한은 정관을 수정하면 바꿀 수 있다.

◆“월보다 분기가 중요”

1950년 6월 출범한 금통위는 줄곧 한 달 단위로 움직여 왔다. 일곱 명의 금통위원이 모이는 정기회의는 둘째·넷째 목요일(2002년 이전엔 첫째·셋째)에 열린다. 이 중 둘째 주 목요일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 결정 회의’다.

이 같은 회의체계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인 성장률 지표는 월 대신 분기 단위로 나온다. 한은 경제전망도 분기마다 발표된다. 한은 존재 목적에 물가안정 외에 성장률 제고가 포함된 만큼 ‘분기별 사이클’이 적절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각국의 통화결정 주기와 ‘동조화’한다는 취지도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결정 회의인 FOMC는 6~8주에 한 번(연 8회) 열린다. 대외 변수에 민감한 한국 경제 특성상 그 결과를 제때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본은행 깜짝 선언도 계기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부터 한 달 대신 6주 단위로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6월엔 일본은행이 내년부터 회의를 14회에서 8회로 줄이겠다는 깜짝 선언을 했다. ‘다른 나라 사례일 뿐’이라던 금통위원들이 회의 일정 변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다. 일본은행은 경제 상황이 전월과 비슷한데도 매번 회의를 여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한은도 명절 직후 회의 등에 대해 같은 고민을 드러낸 적이 있다. 금융시장에선 둘째 주 목요일에 선물·옵션 만기가 겹쳐 시장 불확실성이 높다는 불만도 있다. 최근 영국 중앙은행 또한 회의 횟수 조정을 추진하면서 변화의 명분은 더욱 두텁게 쌓였다.

그럼에도 65년 만의 변화엔 부담이 따른다. ‘한은이 일을 안 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가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은 관계자는 “전체회의는 의장이나 위원 두 명 동의로 언제든 추가로 열 수 있다”며 “금융 안정 등을 위한 전체회의를 추가로 정례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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