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한화케미칼
어닝 서프라이즈 '웃음꽃'
3분기 영업이익 467% '껑충'…태양광사업 사상최대 실적 거둬
한화토탈·종합화학 등과 시너지
원료 공동구매로 비용 낮추고 물류거점 공유 방안도 추진
연구개발 역량 강화 위해 KAIST와 기술연구소 설립
[ 송종현 기자 ]
한화케미칼은 1965년 8월 설립돼 올해로 창사 50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초로 폴리염화비닐(PVC)을 생산한 것을 시작으로 폴리에틸렌, 가성소다 등 각종 산업의 기반이 되는 기초 석유화학 제품을 제조해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해왔다.
한화케미칼은 올 한 해 ‘본업’인 석유화학사업 분야에서 대폭 개선된 실적을 올렸다. 이에 더해 최근엔 한화케미칼이 지분 93%를 보유한 자회사 한화큐셀이 ‘효자’로 떠올랐다. 글로벌 태양광 업황 개선에 힘입어 3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한화케미칼이 석유화학과 태양광을 ‘양 날개’로 본격적인 도약의 날갯짓을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크게 개선된 3분기 실적
한화케미칼은 지난 3분기에 매출 1조8868억원, 영업이 ?1333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7.2% 증가했다. 순이익은 1520억원으로, 작년 3분기(14억원)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한화케미칼 실적이 대폭 개선된 데에는 본업인 석유화학사업에서의 이익 증가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국제 원유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상당수 화학제품의 재료가 되는 에틸렌 구입 비용이 싸졌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경쟁사들의 정기보수 등으로 공급은 줄어들면서 에틸렌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가 크게 커졌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 중 가장 먼저 중동지역에 진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낮은 비용으로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들어간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한화케미칼은 사우디 시프켐과 합작해 설립한 IPC를 통해 지난 4월부터 현지에서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IPC의 사우디 생산능력은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와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을 합쳐 연 20만t 규모다. IPC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30% 이상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자회사인 한화큐셀 등이 포함된 태양광 부문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인 한화큐셀은 3분기에 매출 4억2720만달러(약 4938억원), 순이익 5240만달러(약 606억원)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3930% 급증했다. 올해 초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 합병 후 공장 이전과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말레이시아와 중국 생산법인의 생산라인이 안정된 데다 고효율 셀 양산으로 제조원가를 크게 절감한 덕이다.
실적 개선으로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올해 초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550원(종가 기준)으로 시작한 한화케미칼의 주가는 이달 들어 2만5000원대로 상승했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00%를 넘는다. 증권업계는 석유화학 업황이 내년에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태양광 수요도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한화케미칼의 성장성이 돋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계열사와 시너지 추진
한화그룹은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석유화학·방산 부문 4개 계열사 중 석유화학 계열사 2곳(한화토탈·한화종합화학)의 계열사 편입을 지난 8월 마무리했다. 한화케미칼은 새 식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화케미칼이 구상 중인 방안은 크게 네 가지다. 첫 번째는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통합 대량구매다. 한화케미칼은 나프타, 콘덴세이트,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3개사가 공동구매함으로써 원료 구입 비용을 낮출 계획이다. 지역 거점을 공동으로 활용해 물류비를 절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서로 부족하거나, 남는 원료들을 공유한다는 전략도 수립했다. 예를 들어 한화토탈이 여천NCC로부터 에틸렌을 공급받고, 한화토탈이 생산한 기초유분 중 남는 물량을 연천NCC에 공급하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연구개발(R&D) 협력을 통해 특화 제품의 생산 물량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경우 R&D 기능을 갖고 있지 않은 한화종합화학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R&D 기능 강화 위해 KAIST와 협력
한화케미칼은 KAIST와 손잡고 ‘KAIST-한화케미칼 미래기술연구소’를 내년 초 설립한다. 한화케미칼은 연구소 설립이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추격 등을 뿌리치려면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R&D 역량 강화가 필수라는 게 한화케미칼의 생각이다.
한화케미칼은 미래기술연구소를 내년 1월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운영할 계획이다. 주요 연구과제는 차세대 석유화학 물질 원천기술 및 제조기술 개발, 혁신적 에너지 저감이 가능한 고순도 정제 공정 개발 등 사업성이 높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들이다.
연구소가 개발할 신기술의 특허권은 50 대 50 지분으로 한화케미칼과 KAIST가 공동 소유한다. 또한 연구소가 개발한 기술로 상업생산이 시작되면 한화케미칼은 이익의 일부를 KAIST와 공유할 계획이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은 “일반적인 산학협력 방식을 벗어나 공동으로 연구소를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며 “혁신적인 성과 창출로 산학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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