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이노베이션리포트
[ 김순신 기자 ] 제너럴일렉트릭(GE)은 이달 초 프랑스 기업 알스톰의 전력 및 그리드 사업 부문을 사들였다. 가격은 97억유로(약 11조9200억원). 1878년 GE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계약이다.
에디슨이 설립한 조명 회사에서 시작한 GE는 2001년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취임한 뒤 급변하는 21세기 사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 변신하고 있다. 안정적인 고성장을 이어가려고 지난 10여년간 100조원에 달하는 기업을 사들였고, 80조원 규모의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특히 GE는 장기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항공, 에너지, 헬스케어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성장 위한 사업구조 개편
GE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M&A와 사업 매각을 통해 일차적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GE는 이 과정에서 풍력발전, 가스엔진, 생명과학 등 21세기 미래 성장 사업을 확보했다. GE는 새로 편입된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 및 마케팅 역량을 강화했다. 세계를 휩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GE의 사업구조 개편에 힘을 실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GE는 문어발 형태로 확장돼 있던 비관련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에너지와 제조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때 영업이익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던 금융서비스사업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더불어 방송 엔터테인먼트 등 비관련 사업을 줄줄이 매각했다. 사업 매각으로 벌어들인 돈은 에너지 관련 기술 기업을 인수하는 데 투자했다. 제조업과 연계된 특수산업금융을 제외한 대부분 금융사업을 2016년 말까지 매각함으로써 첨단 디지털 제조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를 위해 GE는 GE캐피털 매각도 계획보다 빨리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소비자금융사업 부문인 ‘싱크로니 파이낸셜(synchrony financial)’ 분사를 완료했다. GE는 2018년까지 당기순이익의 90%를 산업 부문에서, 나머지 10%는 특수금융 부문에서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투자자들은 제조업으로 회귀하는 GE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내고 있다. 지난 10일 GE의 주가는 7년 만에 30달러 선을 넘어섰다. 2008년 42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동안 6달러대로 떨어졌지만, 끊임없는 사업구조 개편에 성공하면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제조업의 소프트웨어 혁신 이끈다
GE는 올해 ‘디지털산업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포하며 디지털 혁명을 이끌고 있다. 디지털산업 기업이란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제조업에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기업을 말한다. GE는 전통 제조 기업도 하드웨어 기술뿐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 등의 디지털 역량을 보유해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GE는 2011년부터 산업인터넷(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제조산업의 디지털 혁명에 힘을 싣고 있다. 산업인터넷은 발전, 항공, 철도, 헬스케어 등 일반 소비자 시장이 아닌 대규모 산업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로,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을 통해 이익 극대화를 꾀하는 기술이다.
지난 9월에는 GE디지털 사업부를 신설해 기존의 디지털 역량을 전사적으로 통합했다. GE의 1만4000여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3만여명의 디지털 직원들이 100개국에 있는 소비자를 더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GE는 지난해 산업인터넷 분야에서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GE의 소프트웨어사업은 매해 전년보다 20% 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산업인터넷을 통한 매출이 150억달러(약 17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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