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1만5000여명 몰린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
인지도 낮아 인력난 겪던 업체
채용 박람회 통해 구직자 채용
"삼성 협력사 신뢰도 높여줬다"
[ 정지은 기자 ]
반도체 장비를 다루는 중소기업 엠이케이의 인사담당자인 강대현 인사총무그룹장은 23일 “모처럼 인력난 스트레스를 덜었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5년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에서 만난 강 그룹장은 “직원 90명이 연매출 1200억원을 내는 알짜 회사지만 인지도가 낮아 우수 인재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며 “이런 고민을 해소할 기회가 생겨 다행”이라고 말했다.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은 삼성그룹이 협력사에 우수 인재 채용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열고 있다. 구직자에게 경쟁력 있는 중소·중견기업 취업 기회를 마련해 주겠다는 취지도 담았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청년 실업문제가 크게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취업 기회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협력사 인재 채용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등 12개 삼성 계열사의 협력사가 참가했다. 협력사들은 이곳에서 취업 상담은 물론 실제 채용을 위한 면접도 진행했다. 이 박람회를 통해 20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박람회 통해 실제 채용
박람회에는 1만5000여명의 구직자가 몰렸다. 엠이케이 채용 부스에선 개막 직후부터 면접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한 명당 최소 10분 이상씩 1 대 1 면접을 치렀다. 강 그룹장은 “예년에 비해 무턱대고 일단 면접부터 보자는 식의 허수가 많이 줄었다”며 “사전에 준비를 꼼꼼히 해 온 지원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엠이케이는 박람회를 통해 직원 세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박람회 1차 면접 합격자를 대상으로 다음주 중 부서별 임원이 2차 면접을 봐 채용을 확정할 방침이다. 엠이케이가 지난해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을 통해 채용한 직원 두 명 중 한 명인 강민경 인사총무그룹 주임은 “중소기업은 단순 반복업무가 적고 낮은 연차에도 주도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아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반도체 기판을 공급하는 대덕전자도 4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공태현 대덕전자 인사총무팀 차장은 “중소기업들은 ‘우리 회사는 이런 곳’이라고 설명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채용에 어려움이 많다”며 “구직자들에게 회사를 소개하고 실제 채용까지 진행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서비스업종에도 구직자 몰려
지난해까지 전자·중공업·건설업 ?위주였던 채용 한마당은 올해 호텔신라, 제일기획, 삼성웰스토리 등 서비스업 협력사까지 참가하면서 업종이 다양해졌다. 삼성웰스토리 협력사인 식자재 유통업체 보라티알의 정재훈 영업팀장은 “삼성 협력사라는 수식어가 실제 채용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6~1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채용 후 3개월간 제조공장을 오가며 수습 교육과정을 거쳐 직무 성향에 맞게 배치할 계획”이라며 “중소기업에서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제일기획 협력사인 지엠컴의 이강현 프로모션본무 이사는 “삼성 협력사라는 점이 구직자에게 신뢰를 얻는 데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 원주에서 버스를 타고 네 시간 넘게 이동해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도 있었다. 이진우 씨(24·강원대 전자공학과 4)는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한자리에서 살펴보고 지원할 수 있는 기회”라며 “소신 있게 지원해 취업에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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