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스페셜리스트
장광호 송파서 경제범죄수사과장
[ 김동현 기자 ]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해 7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제범죄수사과를 신설했다. 수사과의 한 부서였던 경제범죄수사팀이 독립한 것이다. 경제범죄수사과 신설 때부터 부서를 이끌고 있는 장광호 송파서 경제범죄수사과장(사진)은 “독립 이후 조직적인 경제범죄에 대해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성과는 지표로 확인된다. 유력한 범죄 사실이 확인될 때 경찰이 내는 기소의견 사건이 전체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부서 신설 전 1년간 28.2%에서 신설 이후 1년간은 32.8%로 4.6%포인트 상승했다. 사건별 처리기간도 전년도(53일)에 비해 올해 49일로 4일 단축됐다. 사건을 더 빠르고 치밀하게 처리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경제범죄수사과 직원들은 최근 청와대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들로부터 37억여원을 가로챈 일당을 검거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경제범죄수사과는 전국 4개 경찰서(강남 서초 부산진 영등포)까지 확대 운영되고 있다.
장 과장이 최근 신경 쓰는 것은 ‘경제범죄 빅데이터’ 분석이다. 민간 데이터분석 업체와 협업해 △연령·지역별 경제범죄 △경제범죄의 피해 규모 및 유형 △ 대출사기 피해자의 유형 분류 등을 시도한다. 이 같은 분석을 통해 그는 최근 송파권역에서 청년 취업난에 따른 경제범죄가 늘어났고, 대출 사기에 자영업 여성들이 취약하다는 사실 등을 밝혀냈다. 그는 “해당 분석을 토대로 송파구청과 협조해 창업 여성을 대상으로 대출사기 예방 교육을 했다”고 말했다.
경찰대 13기인 장 과장은 1997년 임관해 올해 19년차다. 경찰청, 서울지방경찰청 등에서 수사·기획 업무를 주로 맡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근무하다 전문성을 인정받아 송파서 경제범죄수사과로 발령받았다. 장 과장은 “지난해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으로 견학 갔다가 범죄의 행태·수법 등을 데이터로 축적해 경찰 정책 및 수사 우선순위 결정에 활용하는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현재 추진 중인 빅데이터 분석을 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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