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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In Life] 정부 보조금은 낡은 산업을 보호하기 일쑤…자본·노동이 원활하게 이동해야 산업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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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잃은 내가 만난 운명의 Book (44) 헨리 헤즐릿의 '경제학 1교시' (하)


헤즐릿은 일자리를 늘리는 정부정책은 해야 할 일의 양이 고정되어 있다는 잘못된 가정에 근거하고 있으며, 그 정책 지지자들은 특정한 사람이나 그룹들을 위해 제공할 수 있는 고용만을 생각할 뿐 모든 사람에게 미치는 전체적인 효과나 부수적인 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헤즐릿은 특정 산업 살리기에 대해 부정적이다. 특정 산업을 구하자는 정책으로는 과잉상태에 대한 진입을 제한하자는 것과,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자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산업이 실제로 과잉상태라면 그 산업에 진입규제는 필요가 없다. 투자자들은 소멸해가는 산업에 자본을 투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과잉상태가 아니라면 이는 자본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것이다.

보조금은 납세자 소득이다

이제 정부 보조금 지원정책을 보자. 정부 보조금은 단순한 부의 이전으로 특정 산업과 관련 있는 자들은 이익을 얻는 반면 납세자들은 손해를 본다. 그러나 납세자들은 세금을 낸 만큼 실질 소득이 줄어들게 되며, 특정 산업이 확장된 만큼 다른 산업은 위축된다. 결국 더 효율적인 산업에 사용되어야 할 자본이 덜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산업으로 전용될 뿐이다.

그러나 새로운 산업이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오래된 산업들이 위축되거나 사멸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특정 산업을 살린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자원이 덜 효율적인 산업에 이용되게 하며, 보다 더 효율적인 산업으로의 자원 이동을 방해하여 새로운 산업의 육성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기존 산업의 위축이나 사멸을 허용하여 새로운 산업들이 필요로 하는 자본과 노동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윤의 기능에 대해 살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윤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윤을 많이 낼 경우 마치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소비자를 착취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이윤은 생산비용을 절감하는 경제성과 효율성으로 발생하며, 최저 생산비를 달성한 회사들은 최대의 이윤을 창출한다.


이윤은 착취 결과 아니다

따라서 이윤이란 어떤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지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어떻게 생산하는 것이 경제적인 방법인지도 알려준다. 즉, 경쟁자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제품을 만들거나 더 좋은 신제품을 만드는 사람의 이윤이 더 커진다. 반면 손실이란 기업이 생산비용을 절감하지 못하고, 기업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세통계연보에 의하면, 2012년 현재 우리나라는 총 48만 2674개의 법인이 있다. 이중에서 32만1625개 법인은 이윤을 내고 있는 흑자 기업이고 흑자 기업이며, 16만959개는 손실을 보고 있는 적자 기업이다. 약 16만개의 법인은 생산비용을 절감하지 못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업인 것이다.

제3장 ‘30년 이후의 교훈’에서는 30년 전 정치인이나 정부 관료에게 주었던 교훈들이 아직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음을 애석해하고 있다. 여전히 정부간섭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케인즈적 사고방식이 팽배해 있다. 정부는 정책이 초래한 실업 문제를 공공사업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고, 가격통제나 임금통제 등 정부간섭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중요한 문제는 경제적인 것이 아니고 정치적인 것”이라며 현대 사회에 만연한 반자본주의 정서를 개탄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는 어떤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했느냐?”며 아우성이다. 정부가 사건사고도 막아야 하고, 국민의 노후도 보장해야 하며, 심지어 소득재분배 등 여러 가지 경제적인 행위에도 간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익단체들의 입법 이용

또한 이익을 얻는 이익집단들은 여러 가지 미사여구를 동원해 정치인과 정부를 설득하고 여론을 형성해 합리화시킨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의 국민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말이 없다. 정치인들은 이런 현상을 교묘히 이용하여 입법을 통해 수없이 경제를 간섭하는 법률들을 양산한다. 이러한 것들의 대부분은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는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다.

헤즐릿은 “실제적으로 부와 소득을 재분배하려는 정부의 모든 시도는 생산유인들을 억제하여 총체적인 빈곤을 가져오는 경향이 있다”며 “폭력과 사기를 금지하는 법체계를 만들고 집행하는 것이 정부가 적합한 분야”이라고 강조한다. “정부의 경제적 기능은 자유시장을 장려하고 보존하는 것이지 시장에 간섭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인다.

이 경고는 이 책의 초판이 출판된 지 69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되새겨 봐야 할 부분이다. 특히 젊은이들은 반드시 이 책을 읽어 봐야 한다. 젊은이들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까지 꼼꼼히 검토할 수 있도록 사고의 폭을 넓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박양균 <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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