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정수 기자 ]
“과도한 규제, 노동시장의 경직성, 산업 불균형을 해소하면 한국은 연 3%대 성장이 가능할 것입니다.”토머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사진)은 1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한국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경제 기초체력이 더욱 강해졌다”며 “앞으로 다가올 미국 금리 인상 등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에서 아시아국가신용담당 수석부사장을 역임한 번 회장은 미국 경제계에서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힌다.
번 회장은 한국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에 대해 ‘합격점’을 줬다. 그는 “한국은 정부 재정 등 기초가 튼튼하고 대외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순채권국이라서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감소했다”며 “한국은행이 관리하는 인플레이션율도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의 걸림돌로 꼽히는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폈다. 번 회장은 “가 翁光?관리가 커다란 도전이 될 것이라는 점엔 동의하지만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유럽 국가들에 비해 낮은 상태”라며 “내수가 회복되면 가계부채 문제가 경제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화 약세에 따른 국내 기업의 수출 부진 우려에 대해선 “엔화 약세에도 일본 기업들은 수익을 더 내기 위해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수출경쟁력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번 회장은 적극적인 규제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키우고 노·사·정 대타협을 통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이뤄야 한다”며 “과도한 규제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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