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프랑스 파리였다. 극장과 식당, 카페, 축구경기장 등에서 이슬람국가(IS) 테러리스트들은 총기를 난사하고 폭탄을 터뜨리면서 350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 평범하고 무고한 시민들이 죽고 다쳤다. 이번 테러는 2001년 미국에서 일어난 9·11테러 못지않은 충격이다. 서방 주요 국가 수도 한복판에서, 그것도 민간인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테러의 무차별성과 잔인성을 보여준다. 지난 1월 파리에서 발생한 ‘샤를리 에브도’ 테러는 특정집단을 겨냥한 보복 테러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민간인들과 불특정 장소를 노렸다. IS가 세계를 상대로 던진 공개적인 폭력인 것이다.
IS의 오판으로 중동지역 전체가 화염으로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프랑스가 어떤 방식으로든 보복에 나설 것이다. 러시아는 자국 여객기가 지난달 IS 테러로 추락하면서 224명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을 당한 뒤라 군사적 보복에 언제든 나설 태세다.
이번 테러의 원인(遠因)을 추적해보면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 외교정책 실패를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소위 ‘아랍의 봄’ 이후 미국은 중동지역에서 사실상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는데 중동은 결국 내전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화약고로 변하고 말았다. IS가 준동하면서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로 점령지를 크게 늘려간 것도 이 시기다. 이 지역 국가들이 부족주의 성격이 강해 독립국가 형성이나 민주주의 확립에 큰 관심이 없었던 것을 선진국들은 간과했다. 독재가 사라지면 쉽게 민주주의가 정착할 것이라는 게 미국의 판단 착오였다. 오히려 IS가 세력을 넓히면서 중동지역에 더 깊은 골을 내가고 있다. 여기다 중동 국가들의 경제난까지 겹치면서 혼란은 더해가고 있다.
터키에서 만난 G20 정상들은 이번 테러를 핵심 논의과제로 정해 대응방안을 끌어낼 예정이다. 테러가 세계 경제를 불태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 중동지역 정세가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위기에 빠질 가능성에 우리 정부와 기업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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