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시·도 교육청 중 3곳 빼곤 내년 어린이집 누리예산 편성 안해
무분별한 무상복지 도입으로 교육청 빚 내년 15조로 늘어
세수 부족…경제전망 부실도 요인
[ 김주완 / 정태웅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놓고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이 서로 떠넘기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중앙과 지방정부 모두 유권자의 표를 의식해 무상복지를 함께 도입했지만 정작 재원 확보 방안은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청은 10일 누리과정 사업 중 유치원 지원 예산은 2524억원 전액 편성했지만 어린이집 지원액 3808억원은 반영하지 않았다. 서울 등 교육감이 진보 성향인 14개 교육청은 누리과정의 유치원 지원 예산만 편성하고 어린이집 지원액은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 교육청이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 간 누리과정 예산 떠넘기기가 매년 반복되는 것은 무분별한 무상복지 도입으로 지방 교육청 재정이 거덜났기 때문이다. 지방교육채 발행 잔액은 2010년 무상급식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인 2009년 2조1822억원에서 올해 말 10조8540억 坪막?다섯 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내년에는 이보다 3조9100억원 증가한 14조764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방 교육청 지출 중 무상복지(무상급식, 누리과정)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5.1%에서 지난해 10.3%까지 증가하면서 재정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방 교육청 곳간이 쪼그라든 것은 정부의 경제 전망이 부실한 탓도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은 낙관적인 세수 전망을 바탕으로 무상복지 재원을 충분히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2년 누리과정 대상 확대를 앞두고 당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지난 5년간 평균 연 6.1% 정도 늘었지만 학령아동은 꾸준히 감소해 상대적으로 지방교육교부금 수요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교육청 재원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지방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27%로 정해져 있어 세수가 늘어난 만큼 증가한다.
상당수 시·도 교육감들은 한때 누리과정 사업을 자신의 치적인 양 차질없이 운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세수가 부족해 정부 예상만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늘지 않았다. 2012년 정부의 예측치 기준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13년에는 전망보다 1조7000억원 줄었고 지난해에는 4조4000억원 적었다.
김주완/정태웅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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