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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머니 '한국 공습'] 중국 자본, 한국기업 투자 20배 폭증…"투자처 알선사만 30여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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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M&A에 보조금 등 혜택
지분투자 28건 12억5천만弗…한국기업 인수타진 문의 빗발
게임업체 위주 투자 패턴
레드로버·드림CIS 인수 등 콘텐츠·헬스케어로 확대



[ 김우섭 기자 ] 올 들어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자본의 인수합병(M&A) 및 지분투자 규모가 지난해의 20배 가까이 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탓에 매물로 나온 국내 기업이 늘어난 데다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중국 자본의 국내 기업 사냥이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중국 사모펀드(PEF) 등에 한국 기업을 소개한 뒤 수수료를 받는 에이전트가 줄잡아 30곳 이상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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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헬스케어 전방위 투자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중국 자본의 한국 기업 지분 투자 규모는 올 들어 12억5400만달러(약 1조4531억원, 1~9월 10억3100만달러), 투자 건수는 2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안방보험의 동양생?1조650억원) 인수를 제외하고도 3억3500만달러(약 388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지난해(1700만달러)의 20배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차이나 머니의 한국 기업 사냥은 국내 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단시간에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 올 들어 이뤄진 투자결정에는 리조트 개발 및 운영 업체인 에머슨퍼시픽이 중국 민간 투자회사인 중민국제자본유한공사로부터 유치한 1806억원이 포함돼 있다. 에머슨퍼시픽의 투자 유치는 경영권 인수가 아닌 지분 투자 금액으로 사상 최대다. 중민은 중국 대기업 60여개가 공동으로 설립한 투자회사로 총 운영자금은 8조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9조원 상당)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지난달 30일엔 차량용 블랙박스(영상저장장치) 국내 2위 업체 미동전자통신이 신세기그룹의 자회사 상하이유펑인베스트먼트에 경영권을 넘겨줬고, 3월엔 베이징링크선테크놀로지가 동부로봇(현 디에스티로봇)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영화 배급사인 뉴(NEW)도 535억원에 중국 미디어 기업 화잭미디어에 경영권을 넘겨줬다. 미동전자통신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정체돼 있지만 중국 전역에 영업망을 보유한 신세기그룹과 함께 중국 시장으로 판매망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수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국내 콘텐츠 업체가 중국 자본의 집중 공략 대상이다. 중국 내 ‘한류(韓流)’ 시장을 겨냥한 투자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한 애니메이션 ‘넛잡’을 제작해 유명해진 레드로버도 6월 20.1%의 지분을 중국 쑤닝유니버설미디어에 넘겼다. 최대주주는 바뀌었지만 현 경영진은 교체하지 않았다. 레드로버 관계자는 “한·중 합작 콘텐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전문 인력과 자체 제작 노하우를 전수해달라는 게 중국 투자자의 요청이었다”고 말했다. 의류 헬스케어 등에도 입질이 활발하다. 지난 6월 임상시험수탁업체(CRO)인 드림CIS가 270억원에 중국 1위 CRO 업체인 타이거매드에 인수된 게 대표적이다. 장민재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유치과 사무관은 “과거 리조트 지분이나 아파트, 게임업체 등에 집중됐던 중국인들의 투자 패턴이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中 정부, 해외 M&A에 인센티브

‘차이나 머니’의 한국 기업 사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증하고 있다. 자국 내 과잉 투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정부가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투자자에 보조금 지급 등 각종 지원 정책을 편 것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 게임업체를 인수한 중국의 기술이 세계시장을 넘볼 정도로 발전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중국 칭하이하이런M&A펀드의 안동범 한국사업대표는 “적당한 기업을 발굴한 뒤 중국에 소개하고 투자가 성사되면 수수료를 받는 에이전트 회사가 수십곳에 이를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다”며 “제대로 된 기업만 찾으면 금액에 상관없이 투자에 나서겠다는 제안이 많다”고 말했다. 전형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부장도 “회계법인과 협회를 통해 국내 기업 인수를 타진하는 문의가 전년 대비 70%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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