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못내는 조직 없애고 프로젝트 중심 인력 재배치
"LG만의 팬층 만들자"
차기 스마트폰 디자인 '올인'…기존 매장엔 체험공간 확대
[ 전설리 기자 ] “(사장님께서) 묻고 또 물으십니다. 과거엔 그냥 지나쳤을 일도 지나치는 법이 없습니다.”
LG전자 최신 스마트폰 V10 개발자가 최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올 들어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를 이끌어온 조준호 사장(사진)이 철저한 내부 진단과정을 거쳐 체질 개선작업에 고삐를 죄고 있다. 제품 기획 디자인부터 개발 마케팅 유통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개혁이다.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다. LG전자 MC사업본부 영업손익은 6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겨우 궤도에 올려 놓은 스마트폰사업이 다시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이다.
◆기획부터 유통까지 전면 개혁
지난 7월 조 사장은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고강도 조직 개편을 단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조 사장은 인력의 15~20%를 재배치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각 팀의 혁신 정도를 수치화해 평가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조직 등을 없애고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내는 부서로 전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개발 방식도 개편했다. 기존 ‘핸드오버’ 방식을 ‘프로젝트 매니저 중심’으로 바꿨다. 핸드오버 방식에선 기획팀 개발팀 마케팅팀 등이 단계별로 각 제품 개발에 참여한다. 프로젝트 매니저 중심에선 기획 개발 마케팅 인력이 포함된 조직이 특정 제품의 개발을 진행한다. 제품 흥행에 따른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제품 디자인에서도 파격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G5를 포함한 차기 스마트폰 제품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조언을 받아 디자인한다. LG그룹의 ‘초(超)프리미엄 디자인 경영’ 일환으로 LG전자는 작년 10월 ‘디자인 자문단’을 꾸렸다.
LG전자 유통매장인 베스트샵 내 스마트폰 전시공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난달 V10 시판과 함께 강남 본점의 기존 가전 위주 전시공간을 스마트폰 체험공간으로 바꿨다. 다른 지역 베스트샵에도 이 같은 개편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조 사장은 지난달 초 V10 공개행사에서 “앞으로 스마트폰 몇 대 더 파는 것보다 LG전자만의 팬층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등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사업 부활 ‘승부수’
2009년 상반기까지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전성기를 누렸다.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 수많은 히트 제품을 선보이며 삼성전자와 자웅을 겨뤘다. 그러나 그해 11월 애플 아이폰의 한국 상륙과 함께 열린 스마트폰 시 ?대응에 한 발 늦어 혹독한 암흑기를 견뎌야 했다. 이듬해인 2010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존재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열을 가다듬은 LG전자는 G3의 성공에 힘입어 작년 스마트폰 사업 진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잃어버렸던 ‘휴대폰 명가(名家)’의 신뢰를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축제는 짧게 끝났다.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경쟁 격화와 중국 화웨이 등의 급부상, G4의 판매 부진 등으로 실적이 다시 악화됐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부활 여부가 이번 (조 사장) 개혁의 결과에 달렸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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