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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관들의 총선 차출, 정치가 모든 것을 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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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난 일요일에 기자회견을 하고 사의를 밝혔다. 본인이 직접 말은 안 했지만 총선 출마를 위한 행보다. 행자부는 선거 주무 부처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엔 장관직을 겸하고 있던 유일호(국토교통부) 유기준(해양수산부) 두 의원이 국회로 돌아갔다. 둘 다 7개월 만의 하차다.

내년 4월 총선을 위해 사퇴할 장관은 더 있다. 부총리 두 사람 모두 여의도로 복귀한다. 황우여 사회부총리는 조만간 개각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새해 예산안 처리 때문에 12월까지는 현직을 지킬 모양이다. 여기다 출마를 준비 중인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을 합하면 총선 때문에 그만 뒀거나 사퇴할 장관은 모두 6명이다. 1, 2명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17개 부처 가운데 절반 가까운 장관들이 총선을 위해 빠져나가야 할 형편이다. 당연히 국정 누수 비판이 쏟아져 나온다. 이는 ‘이벤트성 개각은 안된다’ ‘장관 교체가 너무 잦다’고 언급해 온 박근혜 대통령의 스타일과도 거리가 멀다. 그만큼 최근의 변화는 낯설다. 분명히 대통령중심제인데도 여당의 중진 의원들이 각료를 맡았다가 다시 국회로 돌아가는, 그래서 행정과 입법의 경계가 분명치 않은 의원내각제 비슷한 구조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나오게 된 것은 비대해진 국회 권력 때문이다. 청문회 통과가 쉬운 국회의원들을 장관으로 썼던 것은 타협의 결과다. 그런데 이번 경우를 보면 능력을 인정받은 장관들을 다시 여의도에 집결시켜 여당의 전위부대로 만들겠다는 의지로도 읽혀진다. 어찌 됐든 여의도 정치가 국정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문제는 정치의 속성이다. 정치는 양보하고 타협해야 한다. 결국 저급한 수준에서 모든 것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노동개혁도 낮은 수준에서 타협하고 말았다. 이런 정치수준으로는 고도화된 현대 국가를 끌고 갈 수 없다. 정치 과잉은 권력이 국회로 집중되는 인민주의적 속성을 드러내게 된다. 대통령제의 장점은 전체 국민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이다. 대통령제가 정치과잉 속에서 유사 내각제로 변질되고 있는 게 지금 대한민국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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