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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중앙은행 너무 커졌나…각국 정치권서 견제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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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은 기자 ] 미국과 유럽 등 중앙은행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각국의 정치권이 중앙은행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유럽 중앙은행(ECB), 영국 중앙은행(BOE) 등 각국 중앙은행은 금융위기 이후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권력과 독립성을 누리고 있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자금을 풀고, 시중은행과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중이다. 양적 완화(QE) 정책으로 국채를 매입하는 중앙은행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FT는 19세기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리카도가 “중앙은행은 정부의 가장 약한 수준(slightest degree)의 통제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지금 중앙은행들은 리카도가 제시한 이상적인 상태에 근접해 있다”고 평가했다.

중앙은행의 힘이 커지자 정치권에서는 중앙은행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 중 한 명인 테드 크루즈가 Fed가 저금리로 경제를 쥐어짠다고 비난하며 의회의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기후???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에 관해 발언했다가 “부적절하다”는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FT는 중앙은행이 강해지면서 역설적으로 그동안 이들이 추구해온 독립성이 위기에 빠졌다고 전했다. 물가 관리를 목표로 통화정책을 펼치는 것을 넘어 EU의 미래, 미국의 불평등 문제 등 정치적인 논란에 계속 휘말리면서 정치권에서 중앙은행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려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Fed를 통제하려는 취지의 법안이 계속 발의되고 있다. Fed의 의회 보고를 확대하라는 것부터 통화정책이나 긴급대출을 제약하는 내용 등으로 다양하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중앙은행이 정부의 인프라 구축 비용을 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사 라스트라 영국 퀸메리대 교수는 “중앙은행이 엄청나게 강력해졌는데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며 “중앙은행의 책임성을 강화할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ECB 출신으로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인 루크레시아 라이힐린은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독립성을 유지하려면 (통화)정책을 넘어선 발언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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