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때 시력 잃어
15세 피아니스트 꿈꾸며 미국행
하버드·MIT 졸업…JP모간 입사
자타가 공인하는 낙관주의자
불평하고 원망한들 좋을 것 없어
"감사는 운동"…계속 하면 쉬워져
[ 김보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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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인생 역정과 철학을 담은 책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이 27일 민음사에서 나왔다. 시각장애인으로서 남다른 삶을 걸어오며 느낀 점을 진솔하게 정리한 책이다. 이날 서울 무교동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신씨는 “눈이 보이는 건 큰 축복이지만 오히려 해가 될 때 ?있다”며 ‘긍정마인드’를 펼쳐보였다. 신씨는 “(눈으로 보면) 자기 자신이나 타인을 바라볼 때 겉모습에만 치중할 수 있고, 정보가 넘쳐나 요란한 21세기에 정말 소중한 것을 잊고 살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눈을 감은 채 마음으로 보고, 귀를 통해 들으면 소중한 것을 다시 기억할 수 있어요. ‘할 수 없다’는 테두리에 갇히지 않고 꿈을 계속 추구하는 것, 가족을 열심히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의 인생에는 변화가 많았다. 세계적 피아니스트를 꿈꾸고 15세에 뉴욕행 비행기를 탔지만 음악적 재능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정신과 의사를 꿈꾸며 공부에 매진했다. 미국 하버드와 프린스턴대, MIT,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동시에 합격 소식을 받을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다. 대학교 3학년 때 조직학과 경영학을 포함한 사회과학 전반으로 관심을 돌린 뒤 애널리스트의 세계에 눈을 떴다.
“애널리스트라고 하면 차트와 숫자를 많이 봐야 해 힘들 거라고들 생각하는데 사실은 ‘스토리텔링’이 중요합니다. 과자를 생산하는 기업의 경우 정기 실적과 간식 트렌드 등 몇 가지 ‘이야기’를 쭉 따라가면 돼요. 너무 많이 쏟아지는 뉴스나 루머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분석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죠. 오히려 시각장애가 도움이 된다고까지 생각하게 된 부분입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낙관주의자다. 실의에 빠질 법도 한 순간마다 꿋꿋하게 헤쳐나왔다. 비결 중 하나는 ‘감사’다. 그는 “불평하고 슬퍼하고 세상을 원망한들 좋을 게 뭐가 있겠나 하는 논리가 마음에 와닿았다”며 “감사는 운동 같다”고 했다. 계속 하다 보면 버릇처럼 돼 쉬워진다는 것이다. 불공평한 상황을 견디게 해주는 ‘다른 날이 있겠지(Let’s live another day)’라는 말도 그에게는 마법의 주문이다.
그는 오는 30일 서울맹학교에서 후배들을 대상으로 신체적 장애(disability)를 재능(ability)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강연한다. △투지(determination) △사회의 일원으로서 정체성 확립(identity) △자신만의 스킬과 첨단기술을 활용한 장애의 극복(skill) 등 D·I·S에 집중하면 된다는 것이 골자다. 독자와의 만남을 비롯해 KBS·SBS·CBS 등 라디오 출연을 마치고 다음달 8일 미국 맨해튼 근교의 집으로 돌아간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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