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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도심 아파트 늘고 지하철까지…씀씀이 커지는 중산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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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 리포트

속도 내는 도심 개발
호찌민내 아파트 7만여가구
5년간 연 증가율 20% 달해…리조트·쇼핑몰도 잇따라 건설

'돈=성공' 인식 확산
스마트폰 판매 올 1분기 25% ↑…화이트칼라 중심 고가폰 선호
자동차·화장품 소비도 갈수록 늘어



[ 허란 기자 ]
베트남 금융회사에 다니는 캐서린 풍 도(34)는 ‘호찌민의 강남’으로 불리는 푸미흥 신도시에서 살고 있다. 대부분은 대가족이 함께 모여 살 수 있는 빌라에 살지만, 캐서린과 그의 부모는 편리한 아파트를 선택했다. 이곳 100㎡(약 30평) 면적의 아파트는 2억~4억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베트남 최저임금의 20배가 넘는 월 300만원가량을 버는 그에겐 큰 부담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파트 개발 가속화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 호찌민에는 캐서린처럼 아파트에 사는 중·상류층이 늘고 있다. 인구 800만의 호찌민시에는 지난 15년간 주택 8만호가 새로 지어졌으며 이 중 7만3000가구가 아파트다. 대부분이 최근 5?내 건설된 것으로, 이 기간 아파트가구 증가율은 연 20%에 이른다.

아파트는 베트남 경제발전을 한눈에 보여주는 가늠자로 통한다. 2004년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외국인 투자가 개방되면서 베트남 부동산 가격은 2007년 중후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세를 그렸지만 지난해부터 바닥을 찍고 다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 빙그룹은 미국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와 1조5000억원 규모로 호찌민과 하노이 등 총 18곳에 아파트와 리조트 쇼핑몰을 건설 중이다. 한국의 교직원공제회, 지방행정공제회 등도 이 부동산 개발사업에 11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베트남 정부는 1인당 가구면적을 현재 18㎡에서 2020년까지 25㎡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베트남의 도시 인구 비중은 지난해 33%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도심 개발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2020년 호찌민 시내를 관통하는 지하철이 완공되면 역세권 개발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갑여는 중·상류층

지난해부터 건설·인프라 경기 호조세가 두드러지면서 중·상류층의 씀씀이도 커졌다. 최고가 사치품으로 통하는 자동차 판매량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2% 증가했다. 올해 1~8월까지 자동차 판매량은 14만207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나 급증했다.

베트남 최대 금융회사를 설립한 돈람 비나캐피탈 회장은 “급속한 자본주의 유입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전반적으로 강하다”며 “‘돈=성공’이라는 인식이 생기고 돈을 많이 쓰는 게 미덕이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판매도 올해 1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300만대(6억2500만달러)가 팔렸다. 청소부부터 학생, 회사원까지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하나씩은 갖고 있다. 특히 화이트칼라에 종사하는 젊은층은 월급의 두 배가 넘는 삼성, 애플 등 고가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프랑스 식민문화의 영향으로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유흥을 즐기는 문화도 발달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도 맥줏집에는 젊은이들이 버글버글 끓고, 주말이면 스타벅스 글로리아진스 등 외국계 브랜드 커피숍에서 담소를 즐기는 여성도 상당수다.

화장을 하는 여성들도 점차 늘고 있다. 비나캐피탈에 근무하는 후앙 응유옌(24)은 “한국 드라마 인기 때문에 이니스프리, 페이스샵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인기있다”고 말했다.

○CGV·롯데쇼핑 등 베트남 진출 확대

갈수록 두터워지는 베트남 중산층을 겨냥한 한국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맥킨지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중산층(연소득 7500달러 안팎) 인구는 매년 200만명씩 증가 추세다. 골드만삭스는 연소득 6000~3만달러 사이 인구 비중이 2009년 7%에서 2015년 21%, 2025년 50%, 2040년 84%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9월 롯데센터 하노이에 백화점을 추가 개설했으며, 지난 3월에는 호찌민 다이아몬드플라자를 인수해 운영 중이다. 성연석 다이아몬드플라자 영업총괄팀장은 “매출의 4분의 1가량이 화장품에서 나온다”며 “화장품 브랜드가 직접 진출하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한국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국내 중저가 브랜드 인기는 앞으로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CJ CGV는 2013말 12개였던 베트남 내 상영관을 현재 25개까지 늘렸다. 올 상반기 베트남에서 올린 매출은 3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호찌민=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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